‘매출 340억엔, 가입자 10만명, 연 평균 163%의 성장, 70개 프리미엄 채널 중 톱 10 진입.’
채널 오픈 4년만에 일본 현지에서 월 1500엔의 프리미엄 채널로 자리잡은 엠넷재팬의 성적표다. 이 성적표는 CJ미디어가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CJ미디어는 외국 기업의 방송 관련 사업 진출이 차단된 중국에서는 제작 컨설팅 회사를 통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해에는 홍콩에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tvN아시아도 설립했다. 올해 10월에는 미국에 엠넷USA를 세울 예정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글로벌미디어그룹을 키울 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의 취지에도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CJ미디어 글로벌 사업의 시발이 된 CJ미디어재팬을 가봤다.
CJ미디어의 연예·음악 채널인 엠넷은 일본에서 ‘한류’를 컨셉트로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는 유일한 채널이다. 한류를 40∼50대에서 20∼30대로 확대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공의 요인은 바로 ‘현지화’에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콘텐츠가 방영되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다고 할 정도로 한류 열풍이 거세다. 한국콘텐츠 수출 금액의 68%가 일본에서 나온다고 하니,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보면 한류를 전면에 내세운 엠넷재팬의 성공은 한류 열풍에 무임승차한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현지화’라는 카드를 들지 않았다면 이 만큼의 성공은 힘들었을 것이라는 대답이다. 이미 KNTV나 소넷과 같은 일본 채널이 한국의 콘텐츠를 수입해 방영하고 있으며, KBS월드가 한국의 KBS 방송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엠넷이 새로운 시청자 확보를 위해 필요했던 것은 일본 시청자들의 요구를 꿰뚫는 전략. 현지화에서 해답을 찾았다.
엠넷재팬은 처음에는 한류 스타를 초청, 대형 콘서트를 열고 팬미팅을 갖는 등 일본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를 알려나갔다. 이 후에는 한류 스타를 주제로 한 리얼리티 제작에 초점을 뒀다. 인기그룹 FT아일랜드가 시청자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나, 배우 박용하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비춰주는 프로그램 등을 제작했다. 이러한 콘텐츠를 만들 때도 일본 시청자들의 생각을 최대한 반영했다. 전국 4개 지역별로 100명씩 모니터링 그룹을 만든 것. 분기에 한번씩 이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실시하고, 콘텐츠 제작 후에는 먼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출연하는 배우는 한국스타지만, 일본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직원도 30%는 일본인, 30%는 교포, 30%가 한국인이다.
배형찬 CJ미디어재팬 대표는 “한국은 성장의 한계가 있어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며 “앞으로 일본에서 프리미엄 채널로는 가입자 20만까지 확대하고 그 이후에는 추가로 다양한 채널을 론칭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도쿄(일본)=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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