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 활성화에 큰 몫을 한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사라지고 있다.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네트워크 과부하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데이터정액제를 폐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넷북·태블릿PC 등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변화가 가속화했다.
27일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최대 이통사 O2가 최소 33파운드(약 6만원)에 모바일 데이터를 원하는 만큼 쓸 수 있는 요금제를 폐지하고 사용량별 3단계 요금제를 도입했다. 새 데이터요금제는 2년 약정에 월 25파운드(500MB)부터 용량이 500MB 추가될 때마다 5파운드(약 9100원)씩 늘어난다.
오렌지 역시 올여름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없앨 예정이다. 3와 T모바일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보다폰은 이미 지난해 무제한요금제를 포기했다.
유럽발 변화는 세계로 확산됐다. 지난 7일 미국 AT&T는 신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30달러(약 5만5000원)짜리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2단계 요금제를 도입했다.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이통업계의 고육지책이다. 로난 던 O2최고경영자(CEO)는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포기하는 것은 부득이한 일”이라며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 수요를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O2는 그동안 데이터 수요 폭발에 따른 네트워크 문제를 겪어왔다. 지난해 12월 CEO가 직접 네트워크 문제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애플의 아이폰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O2는 영국의 아이폰 독점 판매 사업자로 이번에 아이폰4 역시 공급한다. 새 아이폰이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자 요금제를 변경했다는 분석이다. O2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일반 휴대폰 이용자들보다 10배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한다. 모바일 인터넷을 100배 이상 더 많이 쓴다.
이통사들이 네트워크 투자를 확대하지 않고 소비자 편익을 훼손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테리 노만 메이슨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더 빠르고 좋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통사들이 비용을 걱정하기보다는 강력한 네트워크로 경쟁사들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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