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태블릿PC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기업인 애플이 ‘아이패드’라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태블릿PC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제품에 대한 단순 호기심 차원을 넘어 PC의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로 발전하는 모습입니다. 애플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가리켜 “내 생애 가장 중요한 제품”이라면서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이 차세대 PC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태블릿PC는 무엇이며 최근 왜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Q:태블릿PC는 무엇인가요?
A:‘태블릿(Tablet)’의 뜻을 먼저 살펴 볼까요. 영어사전을 찾아 보면 태블릿은 판(板)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돌이나 나무로 만든 얇은 현판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태블릿PC는 판처럼 얇게 생긴 PC를 뜻합니다. 최근까지 PC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마치 건물처럼 위로 우뚝 솟은 데스크톱PC이고, 화면이 위로 열리는 형태인 노트북PC가 또 다른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태블릿PC는 이 두 가지와 달리 화면과 본체가 하나의 평평한 판 형태로 돼 있습니다. LCD 화면 바로 뒤의 좁은 공간에 사람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와 저장장치, 메모리 등 각종 부품들을 넣어 얇게 만든 것입니다. 종이 노트처럼 워낙 얇아 휴대가 간편하고 휴대폰처럼 전원을 넣으면 바로 쓸 수 있는 점 역시 최근 나온 태블릿PC의 특징입니다.
Q:얇은 PC는 과거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태블릿PC가 애플에서 처음 나온 건가요?
A:태블릿PC로 불린 제품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2001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태블릿PC 전용 운용체계(OS)인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을 출시하고 화면을 돌려 접어 노트처럼 필기할 수 있는 노트북이 나오면서 태블릿PC란 용어가 처음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글쓰기가 된다고 하니 주목을 끌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런데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필기 입력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노트처럼 들고 쓰기엔 무게가 가볍지 않은 탓에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필기 입력이 된다고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기 자체가 필기해 쓸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태블릿PC가 최근 들어 부활한 것은 기술 발전으로 단점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한 손으로 휴대할 수 있을 정도의 날씬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또 장시간 이용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 그리고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 등도 무리없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발전했습니다. 여기에 휴대폰, 노트북 부럽지 않은 각종 통신 기능까지 태블릿PC 속으로 속속 들어와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죠.
Q:노트북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과 PC 작업을 할 수 있나요?
A:맞습니다. 그런데 어떤가요. 노트북은 켤 때마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들고 다니기가 불편합니다. 노트북 역시 얇고 가볍게 만들어 지고 있지만 공책처럼 쉽게 펴서 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죠. 그런데 태블릿PC는 이제 노트에 근접했습니다. 아이패드의 경우 전원을 누르는 즉시 구동이 되고요. 손가락으로 여러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훨씬 쉬워지고 편리해진 것이지요. 또 휴대폰처럼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해 쓸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유용합니다.
Q:그렇다고 해도 태블릿PC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른 것 같은데요?
A:태블릿PC가 가져올 변화 때문입니다. 얇고 가벼운 PC가 있다면 책이나 공책이 따로 필요 없겠죠? 하나로 모든 걸 할 수 있으니까요. 책도 더 화려해지고 맞춤형으로 제작될 수 있을 겁니다. 동화책을 예로 들어 볼까요. 종이로 만든 책은 정적입니다. 그림이 움직이거나 하질 않죠. 그러나 태블릿PC는 다릅니다.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동화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결말이 다른, 나만의 동화도 소장할 수 있습니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PC이기 때문입니다. 잡지, 신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 글을 보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이렇듯 태블릿PC가 가져올 ‘출판 혁명’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조만간 교과서도 이런 태블릿PC로 바뀔 지 모릅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3년부터 전국 학교에 보급될 디지털 교과서를 아이패드와 삼성 S패드 등 최신 태블릿PC용으로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책과 공책으로 가득한 가방 대신 태블릿PC만 들고 다닐 날이 의외로 빨리 올 수 있습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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