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허정무(55) 감독이 2년6개월 재임 기간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 중 하나가 세대교체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4강 신화의 그늘 속에서 세대교체라는 당면 과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결국 그 과제는 7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허정무 감독에게 떨어졌다.
허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명지대에 재학 중이었던 무명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 해 세계적 스타로 성장할 기회를 열어주는 등 선수를 보는 남다른 눈을 가졌다. 허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한 뒤로도 ‘젊은 피’ 수혈을 멈추지 않으며 대표팀의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허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는 무려 26명이나 된다.
한국축구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는 ‘쌍용’으로 불리는 미드필더 이청용(22.볼턴)과 기성용(21.셀틱)이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유럽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한국축구의 대표적 ’검지세대’다. ’검지세대’는 검지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20대 초반의 신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겁이 없다.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세계 최강들을 만나도 절대 주눅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최강들과 만남을 기다리고 즐긴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해인 2009-2010 시즌 5골8도움을 올리며 ‘원조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간에 스코틀랜드 셀틱에 합류한 기성용은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지만, 대표팀에서는 이미 부동의 중앙 미드필더가 됐다. 허 감독은 대표팀에서 이들을 과감하게 기용했다.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은 벌써 A매치를 26경기나 뛰면서 4골을 넣었고, 기성용도 24경기에 출전해 4득점을 올렸다.
특히 이청용은 생애 첫 월드컵인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도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1-4 패) 때 골맛을 봤다. 허 감독은 이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주역들인 공격수 이승렬(21.서울)과 미드필더 김보경(21.오이타)을 포함해 경험을 쌓게 했다.
한국축구의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려는 허 감독의 의도였다.
덜 여물었지만 이승렬과 김보경의 합류는 대표팀 내 새 바람을 일으키며 활력을 줌과 동시에 경쟁에서도 팽팽한 긴장이 이어지게 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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