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원격검침(AMI) 시스템 시장 규모는 미국, 유럽에 이어 세 번째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원격검침 시스템 시장이 향후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그 중심에 바로 중국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소비 감축과 배전 네트워크 효율성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말까지 에너지소비를 20% 감축하고, 2020년까지 전체 전력 설비용량 중 15%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정부는 수도 시스템, 농촌지역 인프라 및 전력망 부문 개선을 위해 5860억달러(약 701조원) 규모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시작된 가장 두드러진 사업이 바로 스마트그리드다.
중국은 방대한 영토에 인구가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자본이 투여되는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단기적인 수익이나 효율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비용 효율이 낮은 수용가 부문의 AMI 구축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반면, 높은 효율이 보장되는 송전망 투자에는 적극적이다.
중국 전력시장은 국영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통신·네트워크를 통합한 고도의 융합기술인 스마트그리드 분야는 다른 산업보다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1가구 1계량기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중국 도시&외곽지역 전력네트워크’ 국가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지난 2005년에는 ‘온라인 검침장치 혁명 프로젝트’에 착수해 중국의 양대 전력사업자인 국가전력망공사와 남방전력망공사가 검침 표준화를 확립했으며, 전기 검침장비의 용량도 높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또 2006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되는 ‘11차 5개년 계획’을 통해 국가 전체의 계량기, 자동원격검침(AMR), 데이터관리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했다. 올해까지 약 1억대의 전자식 미터기를 구축할 예정이며, 2014년부터는 양방향 정보 교환이 가능한 스마트미터(전자식 전력량계)를 본격 설치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31개 주요도시 전력망 건설과 개조를 위해 총 6000억위안(약 105조원), 연평균 1200억위안(약 21조원)이 투입된다. 국가전력망공사가 총 예산의 50%에 이르는 4600억위안을, 남방전력공사가 1500억위안을 투자한다.
지난해 8월, 국가전력망공사와 남방전력공사는 미국의 듀크에너지, 그리드포인트와 함께 청정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중국 스마트그리드 이니셔티브(JUCCCE:Joint US-China Cooperation on Clean Energy)’를 발표하기도 했다. JUCCCE는 스마트그리드 기술 표준 컨셉트를 마련, 올해까지 스마트그리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1단계 스마트그리드 구축은 2015년까지, 서비스 전역 보급은 2020년까지를 목표로 세웠다.
이에 앞선 지난해 5월, 국가전력망공사와 GE는 스마트그리드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GE는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그리드 부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축 사례가 있는 시스코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솔루션을 공급한다. GE는 스마트미터를 제공하고, 시스코는 스마트미터·발전장치·중앙제어장치 등을 통합한 네트워크 시스템의 설계와 구축을 지원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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