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능가할 거대 앱스토어 출범은 과연 가능할까. 세계 어느 통신사나 다채롭고 강력한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를 도매 장터에서 손쉽게 구매해 자사 앱스토어에 진열할 수만 있다면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생태계를 무너뜨릴 반격 기회를 잡을 수 있다.
AT&T, NTT도코모, 오렌지, 텔레포니카, KT 등 글로벌 통신기업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가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 `슈퍼 앱스토어` 출범이 한걸음 더 구체화하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들 24개 글로벌 기업 연합군인 `도매 애플리케이션 커뮤니티(WACㆍWholesale App Community)`는 오는 7월 WAC협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내년 2월 서비스를 목표로 오는 9월 중 개발자 규격을 공개해 앱 개발자들이 다양한 앱을 올릴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할 방침이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이 소매시장이라면 WAC는 세계 최대 도매시장이 될 전망이다. 전 세계 통신사가 WAC에 올라 있는 앱을 가져다 자사 앱스토어에 올려놓는 방식이다.
20만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한 애플을 제외하면 나머지 통신업체와 단말 제조사들은 자체 앱스토어를 채울 콘텐츠가 부족해 고민하는 실정이다. 슈퍼 앱스토어 출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슈퍼 앱스토어 성공을 위한 첫 단추로 모든 통신사와 단말 제조사가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규격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표준 규격은 앱에 호환성을 보장하는 `KS마크`라 할 수 있다. 운영체제(OS)나 단말기가 달라도 표준 규격만 준수하면 어느 휴대폰에서든 슈퍼 앱스토어에 올라온 앱을 이용할 수 있다고 KT 관계자는 설명한다.
둘째는 이러한 API 규격을 적용한 스마트폰 단말기가 여러 통신사에서 많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슈퍼 앱스토어 연합군은 `전 세계 30억명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장터`라고 주장하지만 앱 개발자들은 `앱을 올릴 수 있는 단말기가 몇 대냐`가 시장 규모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한다.
셋째, 전 세계 앱 개발자들을 슈퍼 앱스토어에 끌어들일 인센티브가 다른 앱스토어보다 클 필요가 있다. 애플 앱스토어는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을 포함해 1억5000만대가 넘는 앱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 WAC는 그런 수요 실체가 아직 없다.
그런 점에서 애플 앱스토어에 적용(앱 개발자 70%, 애플 30%)되는 수익 배분구조보다 더 파격적인 인센티브(80~90%)를 앱 개발자에게 제공해 초기에 올라오는 앱 숫자를 단숨에 늘려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또한 24개 초기 참여기업들이 도매 장터 개발을 주도해 하루빨리 WAC 성과물을 도출하되 다른 통신사나 제조사에 대해서도 참여를 자유롭게 보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마지막으로 슈퍼 앱스토어 적용 대상을 스마트폰이나 일반폰에 국한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TV로 생태계 영역을 확장해가는 것처럼 WAC를 태플릿PC나 TV에도 적용하는 확장성을 지녀야 애플ㆍ구글에 대항마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eastern0 / 손재권 기자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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