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의 눈부신 성장 배경에는 일본보다 빠르게 도입한 기술경영이 있다’
벤처캐피털 투자매니저 출신으로 2006년부터 기술경영(MOT) 전도사로 활동 중인 기시다 노부유키 컨설턴트는 최근 수년간 양국 기업 실적에 큰 차이가 발생한 배경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이는 대다수 경제·경영전문가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일본에서는 기술경영 도입이 닷컴 버블이 붕괴할 시점인 반면에 한국은 IMF 외환관리 무렵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 일환으로 기술경영 도입에 적극 나섰던 것이 지금 효과를 거둔다는 설명이다.
기시다 컨설턴트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전자신문 주최로 열리는 ‘국제 기술경영 콘퍼런스 2010’에서 ‘MOT 관점으로 본 연구개발 전략수립과 기술개발관리’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기술경영은 과연 무엇인가. 그는 “CEO가 기술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는 것, 기술자가 경영의 문맥을 이해하고, 지식의 수익화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경영자든 엔지니어든 상대 영역을 분명히 이행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기술경영이라는 분석이다. 기시다 컨설턴트는 이 같은 능력이 중요시되는 것은 “기술과 경영의 경계선에 있는 과제가 많기 때문”이라며 기술경영력이 뛰어난 경영자는 성공적으로 대처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기술경영은 부단한 노력과 학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1인 2역을 담당하는 만큼 둘 중 하나를 무시해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이는 새로운 경쟁력 창출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술경영에서 실무와 학습은 자동차의 두 바퀴와 같습니다. 기업 내외에 기술경영 과제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해 경험과 지식을 경영활동에 활용해야 합니다. 인재 확보 및 양성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술경영 인재양성 전문가인 그는 일본의 활발한 MOT 교육활동을 소개했다.
“일본에선 비즈니스전문대학원이 MOT과정을 둡니다. 기술기업의 중견임원부터 실무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MBA, 기업가 양성, 기업 또는 공기관 임원 연수, 직장인 자기계발 프로그램 등의 커리큘럼에도 기술경영 교육이 활발합니다.”
기술경영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기시다 컨설턴트는 “지금까지 기술경영은 기업이나 산업의 최고 실행전략(베스트 프랙티스)을 집약해 경영자와 기술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하는 문제 해결형 이론이었지만 미래에는 기술경영이 가치창조를 지향하며 패러다임을 디자인하는 이론으로 진화해 기업의 자율적 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부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기술경영 연구를 확대하고 산업계와의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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