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트위터 접속을 시도한 윤지은 씨(30)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Twitter is over capacity(트위터 용량 초과)`라는 메시지와 함께 고래 그림(사진)이 뜨면서 접속이 안 됐기 때문이다. 15일에도 몇 시간씩 다운돼 트위터로 새 소식을 전하려던 기대를 무산시켰다.
# 청년 창업을 꿈꾸는 김재기 씨(24)는 트위터로 정보를 교환하려다 깜짝 놀랐다. 본인 트위터에 똑같은 글이 여러 개 도배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 데다 아예 글 하나는 등록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140자의 마법` 트위터 아성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가입자 증가를 기록하며 모바일 시대에 아이콘으로 떠오른 트위터가 서비스 불안에 따른 고객 이탈 염려에 직면하기 시작한 것.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원인을 꼽고 있다. 최근 월드컵 특수로 트위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서버 과부하가 초래된 것으로 파악된다. 폭증하는 트위터 수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트위터 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월드컵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트래픽 증가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했지만 서버를 최적화하는 문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내부 네트워크에 고대역폭을 2개 집어넣었는데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 문제가 제대로 모니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트위터 이용자는 1억2500만명으로 매일 35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60만명이 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트위터 이용자가 급속히 늘면서 `서버 다운` 등 시한폭탄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트위터는 최근 위치정보서비스 분야 강자로 꼽히는 포스퀘어, 고왈라 등과 협력해 트위터 페이지 하단에 사용자 위치 정보를 넣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신설했는데 이 서비스가 심각한 내부 오류를 발생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좀비 PC가 공격하는 등 해킹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문제를 자초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네 차례 이상 사적 모금을 통해 수 억달러 이상 벤처 투자를 받았지만 기업공개(IPO)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투자를 머뭇거려 서버가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3월 기준으로 직원 수 140여 명인 트위터에 대해 위기 대응 능력을 지적하기도 한다. 트위터는 혼자 돌아가는 서비스가 아니라 API를 공개해 다른 서비스와 맞물려 돌아가는 서비스이므로 엄청난 트래픽을 감당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한 트위터 불안을 `성장통`으로 보고 앞으로 트위터 측이 문제점을 스스로 개선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연구소장은 "트위터처럼 전 세계를 상대로 실시간 메시지를 1대 다수(Multi)로 브로드캐스팅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없다"며 "다른 서비스가 트위터만큼 전 세계를 상대로 메시지 브로드캐스팅을 하려면 트위터가 치른 만큼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15일(현지시간) 사과글을 남겼다. 트위터는 월드컵이 끝난 직후 2주간 트래픽 유지 보수를 위한 작업을 단행하겠으며, 이 기간에는 서버 다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가 신속한 해결책 마련에 실패한다면 고객 이탈과 대안 세력 등장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업계에선 한국형 트위터로 댓글까지 달 수 있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끼리 자동으로 묶어주는 `잇글링` 등 새로운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 @shinyandloose / 최순욱 기자 @wook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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