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화두는 ‘가족단위 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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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15일 남산 사옥 이전 후 첫번째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달 1일부터 반값 할인 통합요금제 ‘온국민은 yo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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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LG텔레콤의 통신 요금인하의 핵심은 과금 부과 단위를 ‘가족’으로 본 것이다. 이는 유무선 통합과 무관하지 않다. 통합서비스의 패키지화는 개인별 과금보다는 이를 가족으로 넓히기에 알맞다. 보다 큰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이상철 부회장이 이날 첫 기자간담회 화두를 통합요금으로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유무선 통합의 의의를 살리며, 동시에 이용자들에게 요금 인하라는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당장 KT도 이날 맞대응 상품인 ‘쇼(SHOW) 퉁’을 내놓았다. 이는 하나의 요금으로 ‘쇼’폰을 가진 가족 구성원끼리 최소 2회선에서 최대 5회선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신요금제다. 이 요금제는 초고속인터넷이나 집전화를 함께 가입하면 가족끼리 통화는 무제한 무료다. 만약 가족 중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면 비싼 스마트폰 요금제를 가입하지 않고, 대신 쇼 퉁 요금제에 월 2만원인 ‘쇼킹팩i형’을 묶어 가입하면 된다.

SK텔레콤이 2008년 출시한 ‘T끼리 온가족할인’ 요금제는 가족 2인에서 5인까지 가입 시, 가입년수에 따라 기본료 10~50%를 할인하는 상품이다. 가족단위요금이 통신업계에 거세지면 SKT 또한 이를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LG텔레콤이 가족단위 요금제를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것은 ‘와이파이의 힘’이다. 통합요금을 통해 가계 통신비를 최대 50%까지 끌어내릴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LGT가 내달부터 내놓겠다고 밝힌 ‘오즈 070’은 와이파이 지역이라면 어디서든 070 전화 사용료로 통화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통신망 지역에서는 요금이 10초당 18원으로 일반 휴대폰과 같지만, 와이파이 지역에서 사용하면 요금이 최대 35% 싸고, LGT 070 끼리는 집전화든 휴대폰이든 와이파이 망내에 있으면 무료다. 요금제에 따라 1만∼2만원의 무료 통화를 쓸 수 있다. 쉽게 말해, 070 집전화를 휴대폰에 넣어서 들고 다니다가 와이파이가 가능한 지역에서 꺼내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010’이나 ‘01x’ 일반 이동전화 사용이 상당 부분 070 전화로 넘어갈 것으로 보여 파장도 예고된다.

통합LG텔레콤 관계자는 “우리는 이통3사 중 최대인 170만개의 AP를 갖고 있다”며 “이는 향후 KT와 SK텔레콤이 따라 올 수 없는 통신서비스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이번 조치로 당연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지만, 감소분 만큼 타사 가입자가 넘어올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타사가 이 정도의 요금제를 내놓으려면 우리보다 몇 배의 영업이익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며 쉽게 따라오진 못할 것으로 내다 봤다.

한편, 이 부회장은 또 스마트폰 전략과 관련해 “스마트폰 출시가 늦긴 했지만, 우리가 출시한 옵티머스Q가 동급 가격 단말기 가운데에서 역대 어느 단말기보다 성적이 좋다”며 “연내 7~8종의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이상철 통합LGT 부회장 Q&A>

-요금제 인하에 다른 변화는.

△영업 이익이 줄어든다. 줄어드는 영업이익보다 온 국민이 많이 이용해서 실질적인 가입자가 증가하면 보상이 가능하다. 많은 국민들이 이 요금제에 가입해 IT단말기를 많이 쓰는 경쟁체제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이로써 영업이익 감소는 만회할 것으로 본다.

-무선랜 1만1000곳 구축계획은.

△새로 설치될 1만1000곳은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쉽게 앉아서 쓸 수 있게 한다. 와이파이가 있기 때문에 이 요금제가 가능하다. 국내 이통사 중 가장 많은 액세스포인트(AP) 갖고 있다. 기업시장 전략은 7월 1일 발표하겠다. 와이파이 개방은 통신3사가 서로 토의를 깊게 해야 할 문제다.

-휴대폰 보조금은 줄이나.

△보조금을 줄이고 R&D나 국민에게 더 가치 주는 대로 돌려보자고 통신 3사 CEO가 방송통신위원장 주재 하에 합의까지 했다. 구체적으로 지켜지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보조금을 줄여서 전체가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