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를 나오면 연봉이 좀 올라가려나."
`MBA 출신 잘나가는 직장인`은 많은 회사원의 로망이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억대 비용이 드는 미국 MBA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형 MBA 등록금도 3000만원 초반에서 많게는 4500만원까지 들어간다. 비싼 학비만큼 실제로 연봉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까.
매일경제신문은 `두뇌한국(BK) 21사업`에서 우수 MBA로 선정된 4개 한국형 MBA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해 2009년 졸업생 연봉 증가율을 살펴봤다.
지난해 BK21 사업에 선정된 MBA는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로 총 4개 학교다. 연세대 MBA는 새로 선정된 서강대에 밀려 BK 21사업에서 탈락해 자료에서 제외됐다.
4개 학교가 제출한 지난해 졸업생의 기본급 증가율은 평균 3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대로 졸업생들의 기본급이 평균 1541만원 올랐고 서강대는 1400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율로 따지면 서강대가 66.7%로 가장 높았다. 서울대는 학위 취득 전 기본급 평균이 4600만원에서 취득 후엔 1200만원이 늘어나 평균 기본급 증가율이 26.1%를 기록했다. 고려대는 700만원가량 상승해 다소 증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성과급의 경우 졸업 후 성과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미정 상태라 집계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실제 연봉 상승액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연봉 증가로 MBA 학비를 모두 회수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서울대는 고정급 상승액만 고려했을 때 학비 회수기간이 4.3년, 성과급을 고정급여의 30%로 가정하면 학비와 생활비(월 100만원 가정)를 회수하는데 총 3.3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려대는 고정급 상승액만 고려하면 8.1년, 고정급여 성과급을 기본급의 30% 정도로 추정했을 때는 6.3년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강대와 성대 졸업생들의 회수기간이 고정급 상승액만으로 3.3~3.4년, 성과급까지 추정하면 2.6년 정도로 더 짧았다. 다만 서강대의 경우 재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복수학위 취득 유학자를 제외하면 취업자 수(6명)가 많지 않고, 성대는 졸업생 상당수가 삼성 직원이라는 점에서 같이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연봉 증가액은 과거 1ㆍ2기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다. 서울대 글로벌 MBA 2008년 졸업자의 연봉 상승 금액은 2300만원이다. 지난해 졸업자는 이보다 증가액이 절반가량 줄었다. 금융위기 여파 때문으로 해석된다. 2008년 연봉상승률로 계산한 학비 회수기간은 2.3년 정도였으므로 등록금과 생활비 회수기간이 1년 정도 길어진 셈이다.
한 대학 MBA 교수는 "연봉 증가 수치가 학교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연봉상승률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직업 전환율이나 학생의 만족도 부분"이라며 "자신의 특성에 맞는 학교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대 MBA 졸업생의 경우 삼성전자에 취업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눈길을 끌었다. 2009년 성대 MBA 취업자 47명 가운데 20명이 삼성전자에 취업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외국인 학생들이다.
서울대는 금융업으로의 전환율이 돋보인다. 졸업자 48명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고 이 가운데 절반인 24명이 업종이 다른 분야로 취업했다.
특히 금융업으로 전환한 졸업생이 전체 타 분야 취업자 24명 가운데 절반인 12명에 달했다. 자동차, 건설업에 종사하던 졸업생들은 삼성증권, 수출입은행,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굴지 금융사로 갈아타는 데 성공했다.
[매일경제 이재화 기자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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