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 ‘콘텐츠 뱅크’ 도약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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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들이 정보기술(IT)을 활용, 멀티플랫폼·원소스멀티유스 시대에 대비하는 ‘콘텐츠 뱅크’를 준비 중이다.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맞물려 방송사 내 콘텐츠 제작 관리 효율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테이프 없는 방송사로 변신=SBS는 제작·송출·아카이브 등 모든 제작시설을 내년 하반기 네트워크 기반으로 전환한다. 그동안 보도국만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췄으나, 이를 확대해 전사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SBS가 내년 하반기 이 작업을 완료할 경우 국내 방송사 최초로 방송사 내에서 테이프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보도국은 네트워크 기반 HD 시스템으로 내년초 변신한다.

KBS는 디지털 전략 추진단을 꾸렸다. 사내 디지털 워크 플로 개선업무까지 함께 추진한다. KBS 내에서 각 부문 별로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 작업에 통일성을 꾀하기 위해서다. 시스템과 표준이 통일되어야 멀티플랫폼·멀티채널 상황에서 콘텐츠를 쉽게 변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KBS는 모든 콘텐츠에 걸쳐 메타데이타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전략추진단은 이를 통일할 수 있는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이다. KBS는 디지털 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오는 11일 디지털인프라국도 새로 만든다.

EBS는 전체 방송사 체계를 프로덕션 중심에서 프로세스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 조직개편에 이어 올 연말까지 직무 분석을 마무리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조직으로 변화를 꾀한다. 효율성 증진을 위해 그룹웨어를 도입했으며, 콘텐츠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갖고 있는 미디어와 인적 자산을 결합한 ‘러닝 자산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교육디지털리소스뱅크(EDRB)의 미디어 클립 개념을 미디어 자산 개념과 연계해 미디어 자산 활용의 효율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기대되는 효과는=디지털 파일 기반으로 시스템이 전환될 경우 연간 10만개에 달하는 테이프를 우선 줄일 수 있다. SBS의 경우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테이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테이프 처리 시 필요한 화학약품도 사용하지 않아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TV용으로 사용한 콘텐츠를 모바일이나 PC용으로 전송하는 것도 간단한 포맷전환과 편집을 통해 편리해진다. 메타데이터 체계가 잘 갖춰지면 한번 제작된 콘텐츠를 재사용하는 것도 수월하다.

EBS 측은 “제작, 기획, 송출, 아카이브 전 과정에서 멀티미디어 프로덕션 체제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연말 조직개편과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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