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아버님댁에 풍력발전기 놔 드려야겠어요.”
아버님댁에 들여놓은 보일러를 가동시킬 풍력발전기도 함께 설치하는 시대가 곧 다가올 전망이다.
그린에너지의 대표적 후보군에 속하는 풍력발전기가 혁신적인 디자인과 소재 기술 개발을 거쳐 일반 가정집 마당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개량된 상용제품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풍력발전기는 낮은 에너지효율 때문에 바람 세기가 강한 언덕에 대형 건물 정도 크기로 설치하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따라서 풍력발전은 대형 사업자만의 고유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올해 초 이탈리아 발전설비 기업인 ‘프라막(Pramac)’이 가정에서도 그린에너지를 직접 만든다는 컨셉트로 개발한 가정용 풍력발전기를 선보이면서 기존 상식을 모두 깨뜨렸다.
프라막은 일반 주택의 정원이나 지붕, 주차장에도 설치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발전기 ‘레벌루션에어(RevolutionAir)’를 발표했다. 특히, 기존 대형 풍력발전기에서 문제가 됐던 거대한 소음이나 바람 방향에 따라 위치를 정해야 하는 설치의 제약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대부분 해결했다.
그 디자인을 책임진 사람은 프랑스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다. 필립 스탁은 2년간에 걸쳐 프라막의 개발에 참여한 끝에 소음도 거의 없애고 크기도 줄인 레벌루션에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1월에 선보인 레벌루션에어는 400W 트윈 블레이드 모델(제품명 WT400W)과 1㎾ 트리플 블레이드 모델(WT1㎾) 두 종류다. 400W 제품은 사각형, 1㎾는 나선형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가격은 각각 2500유로와 3500유로로 책정됐다.
두 제품 모두 풍향에 관계없이 설치할 수 있어 가정 어느 곳이든 발전소로 바꿔 놓을 수 있다. 이 가정용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면 가정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20∼60%까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남는 전력은 발전소에 되팔 수 있어 최근 그린에너지 시장에서 각광받은 ‘스마트그리드’ 사업 참여도 가능하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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