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면서도 닮는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미국에서 정식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4’에는 하드웨어의 절대강자와 소프트웨어의 지존이 상대의 강점을 자사 제품으로 흡수하기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강력한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갖췄지만 모바일 운용체계(OS)와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애플에 밀렸던 삼성은 이번에 안드로이드OS 기반 야심작인 갤럭시S를 통해 프로세서, 화질, 처리속도, 멀티미디어 시스템, 배터리 등 하드웨어적인 역량을 넘어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돋보이는 애플리케이션과 디자인 부문을 보완하면서 ‘애플 극복’을 선언했다.
이는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종균 사장이 밝힌 ‘아이폰의 삼성화, 그리고 삼성의 아이폰화’라는 표현에서도 읽히는 대목이다. 삼성은 갤럭시S의 강점을 ‘슈퍼(Super) 애플리케이션, 슈퍼 아몰레드, 슈퍼 디자인’ 등 이른바 ‘3S’로 요약하며 “새로운 스마트폰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 전략은 이미 다양한 스마트폰에서 수요검증이 이뤄진 인기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갤럭시S에 사전탑재(프리로드)하는 방식과 자체 운영 중인 ‘삼성앱스’와 SK텔레콤 ‘T스토어’, 그리고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공급방식을 결합한 입체적인 공략으로 우리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한국형 앱스토어’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비록 애플 앱스토어에는 양적으로는 견줄 수 없지만 질적으로는 이를 넘어설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WWDC 행사 기조 연설에서 밝힌대로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22만개를 넘어섰고 다운로드 건수도 무려 50억건을 넘었다. 워낙 빠른 성장세와 넓은 사용자 저변을 가진 탓에 으레 “애플답다”는 표현이 나올 즈음 애플의 ‘아이폰4’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괄목할 진화를 보이며 또 한 차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4에 대해 입을 열며 처음으로 거론한 부분은 ‘디자인’이다. 현존 스마트폰 최소 두께(9.3㎜)를 시작으로 삼성이 경쟁우위를 가졌던 영상통화와 멀티태스킹 기능, 그리고 화질과 배터리 성능 등 그간 3GS 등 기존제품 사용자들이 불편을 토로했던 포인트들을 아이폰4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했다.
아직 스마트폰 시장에서 펼칠 두 거인의 경쟁을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이번에 두 회사가 선보인 제품은 향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돼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때에야 ‘진정한 패자(覇者)’가 될 수 있다는 시대적 명제를 선명하게 부각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들 두 제품이 국내 경쟁을 시작하게 될 7월이 기다려진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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