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불확실성 관리해야 팀워크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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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들여다보면 참 답답한 것이 많습니다. 아무리 연구원들이 부분 부분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과제 간 선후관계가 불분명하면 사업 전체적으로 많은 낭비가 발생한다는 이치를 알면서도 세밀하게 따져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계 연구개발(R&D) 사업관리에 관한한 ‘달인’이라는 평가를 듣는 김현식 P&M 컨설팅 대표가 8일 출연연의 R&D프로세스를 들여다보고 “불확실성이 큰 R&D 사업을 마치 확실한 것처럼 관리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내놓은 말이다.

 김 대표는 “출연연 인력 구조는 약 40%가 박사급일 정도로 고급두뇌 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들을 개별적으로 보면 막강한 능력을 발휘한다”면서도 “그러나 팀워크 측면에서 바라본 성과는 일반 제조기업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금 당장 R&D를 잘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최적의 과업 조합을 찾아내고 사업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에 통합적으로 대응하기만 해도 R&D 사업기간이 25% 이상 줄어들고 팀워크도 크게 향상된다”고 충고했다.

 “한때 출연연에 연구기간 단축을 위한 ‘속도전’이라는 개념이 도입돼 한창 추진되다 지금은 흐지부지 됐습니다. 이는 단순히 마른 수건 짜듯 연구원들의 시간을 쥐어짜 성과를 올리자는 것이 아닌데도 그런 안 좋은 인식 때문에 지지부진해졌다고 봅니다. 성급하게 ‘속도전’을 도입하기 보다는 서로 현실적 자유토론과 논의를 통해 충분한 공감대부터 형성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미국의 벨연구소나 미항공우주국(NASA), 일본 국토교통성 등에도 이미 크리티컬 체인 프로젝트관리(CCPM)라는 불확실성 관리시스템을 적용하여 낭비 요인을 크게 줄이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CCPM을 도입하기만 해도 일반 프로젝트 관리기법보다 대략 4분의 1의 개발일정이 단축되는 효과를 보게된다”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이 기법을 적용해 연구생산효율이 18%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CCPM을 예찬했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연구원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는 시도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개개인의 연구가 아닌 연구사업 자체가 최적화되어야 하며, 행정업무도 이를 지원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야 합니다. 연구기관들은 스스로 모두 이렇게 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부분 최적화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 대표는 “기업의 존재 이유에서부터 출발하는 ‘제약이론(TOC)’을 응용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확대, 적용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본다”며 “일본만해도 정부발주 프로젝트에 정부와 시공업체, 주민이 모두 윈윈하는 방안이 성공적으로 도입돼 드라이브가 걸렸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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