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대 갤럭시S `외나무 다리` 결투

모바일 생태계의 향후 주도권을 두고 애플과 구글 진영이 아이폰4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로 외나무다리 결투에 들어갔다. 애플은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애플 월드와이드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IT 업계의 예상대로 아이폰4를 공식으로 공개함으로써 아이폰 열풍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아이폰4의 공개 여부조차 밝히지 않는 특유의 마케팅 전략을 사용, 차세대 아이폰에 대한 신비감과 기대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차세대 모델의 이름을 두고 아이폰 4G와 아이폰 HD 등일 것이라는 추측이 해외 IT전문지 등에서 제기되고, IT전문 블로그 기즈모도에 의해 실제 아이폰4와 유사한 모델이 공개되는 등 세간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아이폰4의 공개 이후 6시간 정도 뒤에는 한국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의 런칭 행사를 열어 맞불을 놓았다. 같은 날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 축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싱가포르와 스위스 등지에서 런칭 행사를 열었지만, 삼성전자의 본거지가 한국인만큼 의미가 더 깊다. 이날 행사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대부인 구글의 앤디 루빈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참석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아이폰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단말기로 각광을 받아온 만큼, 새 모델 역시 후광 효과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점점 두텁게 형성되고 있는 애플 마니아들은 이미 새 모델을 몇 개월째 목 빠지게 기다려왔다. 새 모델이 기존 3GS의 성능을 훌쩍 뛰어넘는 점은 애플이 성공 가도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되기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발표돼 탁월한 성능을 개발자들로부터 인정받은 iOS 4.0을 얹어, 하드웨어와 최적화시킨 점은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하드웨어가 기존 공개된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수준인데다, 높은 해상도와 HD급 동영상 촬영, 영상통화 기능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돼 새로운 콘텐츠 생산 및 소비문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적으로도 최근 모바일광고업체 애드몹이 발간한 4월 기준 모바일 메트릭스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아이폰 판매량은 2천740만대로 안드로이드폰(1천160만대)에 비해 2배 이상 많아, 아이폰은 안드로이드폰을 압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출시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구글 진영에 세계 유수의 제조사들이 가담한 점을 반영했을 때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기존 아이폰은 안드로이드폰과 블랙베리 등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우위에 서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갤럭시S를 위시한 구글 진영의 반격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는 삼성전자의 야심작이자, 아이폰4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대표 주자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노키아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기세를 올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린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엿볼 수 있다. 특히 갤럭시S는 아이폰4가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공급되기 시작해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유리한 점을 안고 있다.

갤럭시S는 전 세계 80여개국 110여개 통신사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전 세계 주요 통신사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점도 성공을 점칠 수 있는 요인이다. 단일 휴대전화가 이같이 대규모로 유통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통신사들이 차세대 아이폰을 견제할 대항마로 갤럭시S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아이폰 등장 이후 모바일 생태계의 주도권을 애플에 빼앗긴 통신사로서는 애플의 독주를 저지해야 하는 명제를 안고 있었다. 초고화질, 초고속, 초슬림을 내세우는 갤럭시S는 성능 면에서도 여타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우월하다. 글로벌 갤럭시S는 안드로이드 2.1 운영체제(OS) 기반으로, 현재 최고 수준인 4.0형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애플리케이션 전용 초고속 1GHz CPU와 1500mAh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다.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서비스 측면으로도 삼성전자의 통합 메시징 서비스인 소셜허브(Social Hub)를 탑재해 이메일, 메신저,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각국 소비자 특성에 맞춰 일상생활에서 사용성이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점도 눈에 띈다.

게다가 안드로이드폰과 안드로이드 마켓의 성장세가 눈부시다는 점도 갤럭시S의 또다른 강점이다. 지난 1분기 전 세계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은 521만대로, 9.6%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8.0% 포인트나 뛰어오른 수치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최근 안드로이드폰의 판매 추세가 아이폰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우리들병원 정지훈 생명과학연구소장은 “안드로이드폰이 점점 진화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아이폰과 격차가 있었다”면서도 “갤럭시S는 구글 진영의 시그니처폰이 되는 분위기인 만큼, 시장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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