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액정 국산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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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LCD 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혀온 ‘액정(Liquid Crystal) 기술’에 대해 국산화 목소리가 다시 높아졌다. 액정이 LCD 패널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반응속도, 시야각, 명암비 등 핵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VA(Vertical Allignment)와 IPS(In Plane Switching) 및 TN(Twisted Nematic)으로 구분되는 현재의 LCD 기술이 3D 패널 응답속도 향상 등에서 한계를 보이면서 차세대 액정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 현재 상용화된 액정 기술은 머크와 치소 등이 대부분의 특허를 선점하고 있지만, 차세대 액정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초기 연구 단계여서 산·관·학이 함께 국산화를 추진할 경우 재료 국산화는 물론 차세대 LCD 기술 선점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관련 업계 및 학계에 따르면 취약한 국내 액정 연구 인프라 혁신을 위해 국내 패널 업체들의 관심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차세대 액정 소재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구조를 합성한 후 얻어진 성질을 데이터베이스(DB)로 축적, 구조와 성질의 상관관계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필요하다. 새로운 액정 소재 개발은 이러한 장기간의 상관관계 축적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신소재를 예측해 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재훈 한양대 교수(전자통신공학부)는 “LCD 기술의 핵심은 액정 소재, 배향방법, 액정 구동을 위한 전극 구조로 구분되며, 이 중 액정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며 “하지만 국내 액정 관련 산·학·연 연구 인프라는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LCD 패널의 고속응답화 및 메모리 특성 부여 등을 위해 다양한 신규 액정 모드 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며 “국내서도 이전 기술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동일 선상에서 기술 경쟁이 가능하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차세대 액정 기술로는 △블루 페이즈 액정, 강유전체 액정 등을 이용한 초고속 응답 액정 소재 △배향 제어를 통한 저전압 및 고속응답 LCD용 광반응성 액정 소재 △저전압·고속 응답이 가능한 나노 액정 소재 및 복합체 △차세대 액정 디스플레이 모드 등을 꼽는다. 초고속 응답용 액정 소재의 경우 동작온도 -30∼80℃ 범위 내에서 1ms 이하의 응답 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동 전압도 7V 이하로 낮춰야 한다. 지난 2008년 삼성전자가 프로토타입으로 제시한 블루 페이즈 액정의 경우 고속응답이 가능하고 배향막도 필요없지만 구동전압이 70V 수준으로 높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나노 액정 소재 및 복합체의 경우 구동 전압 3V 수준에서 2ms 수준의 응답 속도를 구현이 가능해 새로운 액정 기술로 부상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액정 소재 개발을 위해 길게는 10여년에 이르는 장기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이준 금오공대 교수(신소재시스템공학부)는 “기존 액정 기술이 고속 3D 패널과 플렉시블, 전자종이 등 다양한 차세대 기술에 대응하기에 한계에 다다랐다”며 “국내 LCD 산업 위상에 걸맞는 새로운 컨셉트의 액정 소재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한 장기적인 정부 지원과 업계의 국산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