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투자자들 다시 ‘기지개’ 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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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엔젤(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날개를 편다. 올 하반기부터 제2의 벤처 붐 조성과 함께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6일 관련 정부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3월부터 엔젤투자 활성화 목적으로 엔젤클럽 모집에 들어간 가운데 현재 4곳이 신청했고, 2곳이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클럽은 엔젤투자자 간에 기업 정보 공유와 함께 공동 펀드결성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와 협회가 회의비 등 예산을 지원한다.

협회에 등록을 마친 클럽은 프리보드엔젤클럽(장금용·이하 회장명), 인큐베이팅엔젤클럽(서영석) 코스넥비즈니스엔젤클럽(이유찬) 코아비즈엔젤클럽(김세규) 등 4곳으로 현재 공동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엔젤클럽 가운데 가장 많은 8명을 회원으로 둔 장금용 프리보드엔젤클럽 회장은 “프리보드에 있는 기업들 가운데 매출규모는 적지만 확실하게 자기 기술을 보유한 곳을 투자할 것”이라며 “이들 기업은 벤처캐피털업체 투자대상이 아니어서 엔젤투자자 투자처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프리보드시장에 지정 또는 예비지정된 기업들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 클럽은 하반기에 5억∼10억원 규모의 펀드를 별도로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영석 인큐베이팅엔젤클럽 회장은 “최근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부동산이나 펀드를 하고 있지만 그쪽 시장이 안 좋다”며 “정부가 제2의 벤처 활성화 대책 등을 제시하면서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벤처사업가·컨설턴트·인수합병(M&A) 전문가 3인을 회원으로 둔 인큐베이팅엔젤클럽은 앞으로 마케팅·기술분야 전문가들을 회원으로 영입해, 피투자 벤처기업에 투자와 함께 인큐베이팅 업무도 펼칠 예정이다. 이달부터 매달 투자유치 희망 벤처기업을 초청해 인큐베이팅엔젤포럼을 개최한다.

정부도 국내에 열악한 엔젤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어, 엔젤투자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기청은 최근 엔젤투자자들의 투자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국내외 여건을 비교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김대희 벤처캐피탈협회 투자지원팀장은 “그동안 엔젤투자에 대한 개념 자체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투자자로서 크게 메리트를 못 느껴온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정부 지원을 계기로 엔젤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벤처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장병규 전 첫눈 대표가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를 설립했으며 전자결제업체인 이니시스의 창업자인 권도균씨도 프라이머투자클럽을 만드는 등 투자에 나섰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