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포커스- 지상 최대의 우주쇼, 나로호 감동 2배 위한 5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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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4, 3, 2, 1 발사!!’

 수 년에 걸친 과학기술 연구성과를 카운트다운을 거쳐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나로호가 유일하다.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수 분만에 성패를 판가름한다. 모든 국민이 함께 연구 결과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것도 나로호만의 특권이다.

 지난해 절반의 성공에 그친 나로호 2차 발사의 감동을 2배로 만끽하기 위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발사는 하늘이 허락한다=발사 하루 전까지 완벽한 준비를 마치더라도 발사 가능 여부와 시간은 당일인 9일 결정된다. 기상 조건과 우주물체 간의 충돌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상풍은 평균 풍속 초속 15m를 넘어서는 안된다. 비행궤적 20㎞ 내에서 낙뢰나 구름도 없어야 한다.

 태양 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탑재체(위성)의 특성상 태양의 위치와 위성 궤도면을 사전에 계산해 위성이 태양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 즉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을 따져야 한다. 현재 지구 주위에 존재하는 6000개 이상의 인공위성 등의 우주물체의 당일 위치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요건이다.

 ◇발사 1초 전에도 중단될 수 있다=관람자의 입장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발사 15분 전부터다. 발사 준비 작업이 모두 끝나면 15분 전부터 자동으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이륙 시점까지 사전에 프로그램된 절차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각 단계별 준비명령을 내리고 발사체와 지상시스템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발사 1초 전이라도 발사는 중단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차 발사 때도 카운트다운 7분 56초만에 발사가 전격 중지됐다. 자동 시퀀스 프로그램의 기술적 결함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호가 6차례 연기 끝에 발사에 성공한 것처럼 선진국에서도 발사 중단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운명의 시간, 215초=카운트다운을 무사히 마치고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한 뒤 주목해야 할 첫 번째 시점은 발사 후 215초다.

 지난해 발사 시 위성의 궤도 진입 실패 원인으로 추정되는 ‘페어링(위성덮개)’이 분리되는 시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2개의 페어링 중 한쪽 페어링이 정상적으로 215초 대에 분리되지 못하고 540.8초에 분리됐다. 330kg에 달하는 페어링의 무게 때문에 위성이 균형을 잃고 빙글빙글 도는 ‘텀블링’ 현상이 발생했고 탑재 위성이 궤도 진입을 위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똑같은 실수를 막기 위해 페어링 분리 화약장치 전기회로 및 연결부위 등을 철저히 보강, 수 차례의 지상 실험을 수행했다.

 ◇‘10×6×9=540초’=나로호 발사의 성공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 짓는 것은 이륙 후 약 9분 뒤 나로호에 실어보낸 과학기술위성2호가 위성궤도에 무사히 안착하느냐 여부다.

 나로호 발사 준비 관계자들은 발사 예정일인 ‘2010년 6월 9일’의 숫자를 곱하면 540이 나오는 우연의 일치를 언급하며 발사 성공을 점치기도 했다. 지난 1차 발사 때는 궤도 진입을 위한 속도(8km/s)에 못 미치는 6.2km/s의 속도로 분리돼 지구에 낙하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대기권에 돌입해 소멸된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1차 발사 때 페어링 미분리로 인해 위성 궤도 진입을 성공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2차 발사에서 이 최종 미션의 성패 여부를 예의 주시했다.

 ◇13시간의 기다림=궤도 진입 이후 13시간 가량이 지나면 나로호에 탑재된 과학기술위성2호가 지상국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 최초의 교신을 보낼 예정이다. 나로호가 우주로 실어보낸 과학기술위성2호가 제대로 임무를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과학기술위성2호는 103분에 한 바퀴씩, 하루에 지구를 약 14바퀴씩 돌면서 2년간 대기의 복사에너지를 측정해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