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일냈다…젊은층 투표소로 이끌어

◆6·2 지방선거◆

6ㆍ2 지방선거에서 야권은 젊은 층의 활발한 투표 참여로 인해 선전이 가능했다. 이는 시간별 투표율 변화 추이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날 투표율은 낮 12시 이전까지는 2006년 지방선거보다 낮게 나타났다. 오전 7시에 3.3%를 보인 투표율은 오전 11시까지 21.6%를 보였다. 이는 2006년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 22.1%를 밑도는 수치였다. 하지만 12시 이후 투표율이 상승하기 시작해 1995년 이후 지방선거로는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오후 5시 이후 5%P나 투표율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오전에는 주로 노인들이나 장년층의 투표율이 높고, 오후에 젊은 세대가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전에는 지난 선거보다 투표율이 낮았고 오후에 투표율이 역전됐다는 것 자체가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투표를 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후 들어 투표율이 급변하자 각당의 표정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전까지 `여유 있는 승리`를 장담하던 한나라당에서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민주당 등은 "숨어 있는 표 10%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야권 투표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가 왜 오후 들어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기 시작했을까. 그 원인으로 지난달 27일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후보 간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전망이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됐다는 점이 꼽힌다.

20대인 김 모씨는 "집에서 PC게임을 하다가 친구가 전화로 접전 중이라고 밝혀 급히 투표소로 달려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젊은 세대의 소통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트위터의 위력`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오후 들어 유명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경우가 유난히 많았다.

진보 성향의 화가 임옥상 씨(ID:oksanglim)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한 인증샷(사진)을 보내주면 자신의 판화 1000점을 선착순으로 선물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올라오자 1000여 명의 네티즌이 직접 투표하는 사진을 찍어 올렸다.

영화배우 권해효 씨와 소설가 박범신, 시인 안도현 씨 등도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하면 공연 초대권이나 저서를 주겠다는 내용을 올렸고 여기에 네티즌들의 호응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진보 성향의 유명 인사들이다.

이들뿐 아니라 탤런트 박진희, 가수 김윤아, 미료(브라운아이드걸스), 규리(카라), 황보, 개그맨 정종철, 연기자 정보석 등도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독려했다. 또 유명 작곡가 윤일상 씨는 "투표하는 인증샷을 올린 사람 중 5명을 추첨해 이은미의 새 앨범을 선물로 주겠다"는 즉석 이벤트를 열었고, MBC 김주하 앵커도 "결전의 날이 왔다. 아이한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투표하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

유명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도 이날 오후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늦게 투표를 했다는 양승준 씨(24)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큰 표차로 지는 것으로 나타나 투표를 할 생각이 없었으나 친구의 트위터에 그 후보가 상대 후보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내용이 있어서 투표소로 향했다"고 말했다.

이 모 변호사(33)는 "오후 들어 분위기가 2002년 대선 때와 비슷했다"며 "`빨리 선거하라`고 전화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투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김기철 기자 /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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