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경영 패러다임의 변화

 최근의 혁신경향을 보면 과거에 비해 점진적인 형태를 가지기보다는 훨씬 파괴적인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객과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형태의 변화가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의 키워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총체적 품질관리(TQM) 시대에서 총체적 경험관리(TEM) 시대로의 발전, 그리고 공급자 중심의 사업철학에서 소비자(고객) 중심의 사업철학으로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와의 상호작용과 경험들을 서비스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고객과의 접점이 중요하다. 대중매체와 같은 일방적인 전달통로보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소셜 웹 서비스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직접적이고 친밀한 관계형성이 가능해졌다. 이는 과거 기획·생산을 담당하던 부서와 마케팅·영업, 그리고 사후관리를 담당하던 부서가 서로 분리되고 순차적으로 일을 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개념이다. 기획·생산·마케팅·영업·사후관리에 이르는 제품·서비스 전 주기에 걸쳐 고객과 직접적인 소통과 피드백을 통한 장기적인 교감을 형성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여전히 브랜드의 역할은 중요하다. 과거에는 주로 특정한 제품군의 단순한 물리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이제는 고객과의 관계를 통해 사용자 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또 위기관리의 대상으로 소비자 그룹들이 하나의 팀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신뢰구축이 필수적이다. 최근 있었던 도요타의 위기는 이런 측면에서 소비자와의 단절이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변화의 핵심에는 소통의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 기업의 내외부 소통이 모두 적극적인 형태로 변해야 하며 특히 마케팅과 영업부문과 같이 외부소통을 맡고 있는 부서의 경우 단순히 기업의 입장을 전달하고, 마케팅 깔때기(marketing funnel)를 이용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고객들을 끌고 나가는 일방통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밀접한 관계형성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양방향 언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고객들의 보다 나은 경험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다른 기업들이 가지고 있다면, 이를 파악하고 해당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해야 한다.

 인터넷은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지식과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며, 이런 커다란 역량에 대해 불안해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소비자들의 역량으로 그들의 새로운 창조를 해당 기업 플랫폼을 통해 더욱 커다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같이 나눌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블로거·칼럼니스트 jihoon.jeong@gmail.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