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진화하는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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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A 과장은 미국 베스트바이 매장의 40인치 LED TV 재고가 부족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본사로 추가 주문을 넣었다. 본사 서버에 있는 재고, 물류 현황 정보가 모두 담겨진 스마트폰으로 현재 몇 개의 재고가 남아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된 만큼 현장에서 주문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

 #제일기획의 B 사원은 지하철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사내 아이디어 포털인 아이-퍼브(i-pub)에 올렸더니, 5분도 채 안 돼 10명의 직원들이 이 아이디어를 추천했고, 다음주 회의 때 이 아이디어를 기획 중인 CF에 반영하자는 팀장의 댓글이 달렸다.

 #SK텔레콤 C 관리자의 스마트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권역 기지국 중 한 곳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곧바로 해당 기지국 위치 정보가 화면에 뜨고 C 관리자는 스마트폰으로 사내 포털에 접속해 다른 관리자들에게 ‘그쪽 기지국은 괜찮냐’는 그룹 메시지를 보냈다.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오피스가 진화하고 있다. 이메일과 전자결재 위주에서 기간 업무 영역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모바일 오피스 인프라를 개통한 기업들은 올해 들어 적용 업무 범위를 추가하기 위한 후속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고, 올 상반기에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검토 중인 기업들은 처음부터 이메일과 전자결재를 뛰어넘는 수준의 모바일 오피스를 당연시할 정도다. 국내에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지 채 1년이 안 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이 기업의 기간업무 영역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기간업무 활용 확산=초창기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는 이메일과 전자결재에 중점을 둔만큼 기업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의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는 스마트폰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해지면서 독특한 아이디어나 기능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 일부 회사는 기존에 노트북PC로 수행하던 웬만한 업무들을 스마트폰으로 옮기겠다는 포부도 밝힐 정도다.

 지난해 스마트폰으로 이메일과 전자결재 등 기본적 그룹웨어 기능을 구현한 대형 제조기업들은 이동이 많고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업무를 스마트폰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올 초 밝힌 ‘마켓 드리븐(Market Driven)’ 경영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스마트폰 기반의 업무시스템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해외 법인의 유통매장 담당자들이 유통점 방문시 스마트폰으로 본사 시스템에 직접 접속해 재고 현황 파악과 발주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영업 현장의 정보와 곧장 본사 정보시스템을 연계하거나 동기화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폰에 영업자동화시스템(SFA), 유통정보시스템 등을 얹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주·주문이 가능하도록 하는 추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8000명의 임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던 코오롱그룹은 하반기에 구현할 2차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으로 SFA 시스템 연계를 꼽고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실무자가 스마트폰으로 영업·생산·유통 정보를 입력하면 관리자가 직접 현장에 가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제조 계열사들을 위한 스마트폰용 공장자동화시스템(FAS)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메일·결재 중심의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한 아모레퍼시픽도 영업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판매·주문·채권정보에 마케팅 프로모션 정보까지 스마트폰으로 조회하고 입력할 수 있는 영업관리시스템을 올 하반기에 오픈할 계획이다.

 제일모직 의류부문은 하반기 중 빈폴·갤럭시 등 각 의류매장에서 담당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제품 발주를 하고, 가격 정보 등록까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게다가 고객 분석이 한층 강화된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의 스마트폰 연계를 통해 타깃 마케팅 역량도 강화할 예정이다.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내 임원과 중간관리자들, 실무자 등이 업무상 필요로 하는 정보만을 모아서 각자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모바일 BI시스템 구현도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윤심 삼성SDS 모바일서비스팀 상무는 “이메일과 그룹웨어를 중심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한 기업들이 결재나 간단한 조회 업무 수준을 넘어 각 업종별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업무로 구현하기 위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CRM, ERP, BI, SFA 등 기업의 규모와 용도에 맞춘 특화 기능을 모바일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업무시간 단축, 프로세스 개선 효과=통신과 서비스업체들의 후속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도 가시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까지 이메일과 결재, 일정관리를 중심으로 한 1차 모바일 오피스를 완료한 후 올 가을부터 네트워크 기지국 관리를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ERP와 연계해 스마트폰으로 예산관리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회의실 예약, 방문예약, 주차신청, 식당 정보, 사내 게시판 등 업무가 스마트폰으로 가능해진다.

 서비스업종의 모바일 오피스는 좀 더 독특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웹2.0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접목한 포털을 개발하면서 이를 스마트폰으로 연계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제일기획이 대표적이다.

 제일기획은 SNS 기능이 접목된 온라인 아이디어 포털인 아이-퍼브를 스마트폰으로 똑같이 활용할 수 있는 ‘i모바일’ 포털을 개발하고 아이디어 생산성 강화에 초점을 둔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했다. 더 나아가 근태관리, 휴가관리, 출입관리 등을 스마트폰으로 가능하게 하고 옥외광고 검수 업무도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옥외광고 검수란,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면 내부 관리자가 스마트폰으로 정상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파트타이머 등이 디지털카메라로 옥외광고판 등을 찍어 PC로 관련 파일을 첨부해 올리고, 내부 관리자는 PC에 접속해 이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면서 업무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프로세스 단축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장기적으로 제일기획이 주관하는 프로모션 등 각종 행사 진행 상황도 현지에서 동영상으로 촬영하면 내부 임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는 7월 모바일 오피스 가동을 앞둔 LG이노텍도 SNS 기능을 접목한 새 워크플레이스 포털을 지난달 오픈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LG이노텍은 포털에서 필요한 정보를 모아 개인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참여도 할 수 있도록 추가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LG이노텍은 지난해 M&A를 완료한 LG마이크론과의 업무 표준화와 문화적 통합에 그룹포털과 스마트폰이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희창 LG이노텍 상무는 “개인 블로그, 그룹 단위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칭찬 기능과 지식공유 기능을 넣은 포털이며, 스마트폰과의 연계로 시공간을 초월해 협업할 수 있는 워크 플레이스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