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시가총액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넘어서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IT기업 왕좌에 등극했다.
27일 BBC 등에 따르면 애플의 시가총액은 26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2220억7000만달러(약 275조7000억원)로 MS의 2191억8000만달러(약 272조1200억원)을 앞지르면서 엑손모빌에 이어 시총 2위 자리에 올랐다. 시가총액은 개별 주식가격에 주식 수를 곱한 총액으로 그만큼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크게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1997년 9월 16일 주당 5.49달러(약 6800원)에 거래되던 애플의 주식은 현재 244.11달러(약 30만3000원)에 거래, 무려 4346%나 상승했다. 지난 5년 동안에도 애플의 주가는 600% 올랐다. 반면 MS의 주가는 겨우 5%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책상 위의 혁명’에서 ‘손안의 혁명’으로 기술 패러다임이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윈도 운용체계(OS)로 한때 IT 시장을 호령했던 MS가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등과 같은 혁신제품을 쉼없이 내놓는 애플이 더 가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애플은 전통적인 PC 사업에서 탈피해 스마트폰, 태블릿PC 기술로 눈을 돌렸다. 아직도 PC용 운용체계(OS), 소프트웨어 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MS는 더 이상 1990년대 전성기의 성장을 할 수 없게 됐다.
팀 바자린 IT애널리스트는 “이제 경쟁구도가 애플 대 MS가 아니라 애플 대 구글로 바뀌었다”면서 “현재는 애플이 크게 앞서고 있지만 구글은 무서운 경쟁자”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1997년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애플에게 MS를 넘어선 것은 놀라운 반전이라는 평가다. 위기 극복을 위해 긴급 복귀한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가 놀라운 성장 역사를 써내려갔다.
마이클 메이스 루비콘컨설팅 대표는 “1990년대 애플의 모든 직원들은 어떤 희망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잡스가 돌아오면서 중대하고 의미심장하며 시장을 뒤흔들 제품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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