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심리적 지지선인 1600선을 힘없이 내줬다. 코스닥은 지수 및 하락폭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발 악재에 천안함 사건으로 대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가 공포에 휩싸였다.
25일 코스피는 2.75%(44.10포인트) 하락한 1560.83으로 마무리했다. 유럽 재정 위기로 전일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는 소식과 함께 오전 천안함 사태로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는 낙폭을 키웠다.
기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5800억원 이상, 개인이 4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1500선 중반으로 밀려났다. 한때 4.50% 낮은 1532.68까지 곤두박질쳤지만 낙폭 과대 인식이 퍼지면서 장 후반 들어 간신히 1560선을 지켰다.
삼성전자(-2.24%)와 LG전자(-2.25%), LG디스플레이(-0.48%), 하이닉스(-1.24%) 등 대형 IT주가 일제히 하락했고 KT(-1.48%), SK텔레콤(-3.31%), LG화학(-0.9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전기전자업종이 1.95% 떨어진 가운데 금융업(-4.08%), 보험업(-4.16%), 의료정밀업(-5.88%) 등 전 업종이 급락했다.
코스닥은 5.54%(26.37포인트) 폭락한 449.96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4월 6일(447.94포인트) 이후 최저며, 하락율 역시 지난해 1월 기록한 -5.84%에 이어 최고치다. 장 중 430선까지 물러나며 1년 만에 440선으로 내려앉았다.
증시가 짧은 시간 급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에 신중하라는 입장이다. 북한 리스크는 물론이고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금융규제안 등 갖가지 악재가 묶여 있어 당분간 긴장을 놓기 어렵다는 평가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발 리스크를 제외하고도 외국인이 이미 매도로 스탠스를 옮기고 있기 때문에 수급상황이 취약하다”며 “지수하락이 과도하다고 저가매수에 임하는 전략보다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증시가 공포에 휩싸이면서 환율은 나흘째 폭등했다. 장중 한때 60원 이상 폭등한 원달러 환율은 35.50원 오른 12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 1255.8원을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재정위기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부담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며 원화의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1차 저항선을 1270원 내외로 설정하지만 이를 상회하는 단기 오버슈팅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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