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LED 비용구조

 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호황에 힘입어 국산 LED 업체들이 급격한 매출 증가를 기록 중이지만, 원자재인 LED 칩을 해외로부터 구매하는 비용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LED 전공정인 칩 투자 시점에서 선발주자인 미국·일본은 물론 대만에조차 한 박자 늦은 탓으로 풀이된다. LED 칩이 LED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60%를 넘는다는 점에서 칩 자급율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지난해 일본 도요타고세이 등을로부터 624억원에 달하는 LED 칩을 구매한데 이어 지난 1분기에도 196억원어치의 LED 칩을 수입했다. 1분기 이 회사 LED 매출액이 1551억원이라는 점에서 매출액의 10% 이상이 해외 LED 칩 업체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LG이노텍은 작년부터 LED 부문에만 1조2000억원의 뭉칫돈을 투자해 칩 자급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신규 라인이 안정화 단계를 거치고 있는 탓에 하이엔드급 LED 칩은 해외에서 도입한다.

 지난해 LED 칩·에폭시·리플렉터 등 원재료 구입에 2810억원을 사용한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지난 1분기 972억원어치의 원재료를 구입했다. 따라서 6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LED 칩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 1분기 매출액은 1244억원이었다. 서울반도체는 주로 미국 크리·일본 도요타고세이로부터 LED 칩을 구매한다. 최근 자회사인 서울옵토디바이스로부터 도입하는 칩 비율을 높이고 있지만 생산성·수율 안정화 작업이 지연되면서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았었다. 지난 1분기 서울옵토디바이스가 사상 처음 흑자 반전하면서 향후 칩 자급율은 점차 상승할 전망이다.

 루멘스(대표 유태경)도 LED 칩 등 원재료 구입 비용으로 지난해 연간 1149억원, 올해 1분기 376억원을 사용했다. 1분기 매출 505억원의 74%에 달하는 액수다. 이 회사는 대만 에피스타·포에피 등으로부터 LED 칩을 구매한다. 이 회사는 LED 칩 자급화를 위해 지난해 연말에 LED 칩 개발 전문업체인 세미콘라이트에 8.1%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유태경 사장은 세미콘라이트 대표이사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유 사장은 LED 칩 전문회사인 에피밸리 창업자로 국내 LED 에피웨이퍼·칩 분야 1세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크리와 일본 니치아화학공업·도요타고세이 등이 이미 2000년대 전부터 LED 칩에 꾸준히 투자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후공정 패키지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현재 투자 중인 라인이 안정화되는 2∼3년까지 LED 구매 비용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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