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치펜, 마이크, 카메라 등 다양한 입력 도구를 이용한 게임의 재미를 새롭게 창조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NDSL. 특수 안경을 끼면 영화 속 캐릭터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한 살아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3D영화 아바타. 전자잉크를 사용해 실제 책장을 펼친 듯한 느낌을 주는 아마존의 e북 킨들. 전 세계에서 유래 없는 히트를 기록한 이 세 가지 상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디지로그’ 상품이라는 점이다.
디지로그란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를 결합시킨 신조어다. 아날로그의 향수와 감성적 재미를 디지털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휴대폰을 비롯한 수많은 IT기기의 기본 컨셉트가 되고 있다.
이런 디지로그 바람은 IT기기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로도 불고 있다. 디지털 사진 토털 서비스인 ‘아이모리’는 과거 가족,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필름에서 인화한 사진으로 앨범을 만들었던 것처럼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앨범’을 만들 수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서비스에 담아 제공하고 있다.
300만명이 넘는 아이모리의 고객들은 디지털카메라에 담은 추억들을 손수 골라 앨범을 디자인하고, 아빠와 엄마의 만남에서부터 자녀의 돌잔치까지 다양한 사진과 영상들을 한데 모아 ‘성장 앨범 DVD’를 만드는 등 아이모리를 통해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다양한 형태의 앨범으로 남기고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앨범을 만들어본 고객들은 하나 같이, “디지털카메라 메모리 카드 혹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속에 잠자고 있었던 자신들의 추억을 언제 어디서든 꺼내 볼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는 앨범 제작 후기를 남기고 있다.
이렇게 고객들이 남긴 제작 후기를 볼 때마다, JPG, BMP 등 ‘차가운’ 파일 형태로 남아 있을 고객들의 추억에 ‘따듯한’ 생명을 불어 넣은 것만 같아 내심 뿌듯한 마음이 들곤 한다.
이렇게 IT에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은 디지로그 바람은 앞으로도 IT 기기, 서비스 전반에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최철호 통합LG텔레콤 DS사업팀 과장(5264@lg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