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이 표류하면서 투자를 약속한 대학과 기업들이 ‘적기 투자’를 내세워 이탈 조짐을 보였다. 수정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초 계획안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18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세종시 수정안에 포함된 첨단융복합연구센터, 국제과학대학원, 연구병원 등 각종 연구시설 유치가 잇따라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가 주도의 첨단 융·복합 거대과학 연구 명목으로 추가한 첨단융복합연구센터는 교육과학부가 세부 내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설립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세종시 수정안은 융복합연구센터의 설립 목표를 중장기 연구로 명시했으나 실행 방법을 단기 공동 연구를 의미하는 ‘연구 정거장’으로 정리했다. 교과부는 “취지와 운영 방식이 상충된다”며 설립 자체를 재검토하거나 계획을 수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세종시에 설립하기로 했던 국제과학대학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교과부는 세종시 수정안 관련 법 처리가 늦어지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법을 재입법하기로 하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제과학대학원을 별도 설립하지 않고 기존 세종국제과학원에 그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고려대 역시 세종시 확보 용지에 설립을 검토했던 연구병원에 대한 계획을 역량 분산 등을 고려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세종시에 2조5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삼성은 2012년 북미시장용 LED 조명 조립라인을 내년 초까지 착공하지 못하게 되면 대체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1조3000억여원을 투자하기로 한 한화 역시, 올해 안에 국방연구소 착공이 늦어질 경우를 고려해 대안을 고려 중이다. 태양광 잉곳 설비를 투자하기로 한 웅진과 그룹 차원의 종합 연구소를 만들기로 한 롯데 역시 하루가 급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들 세종시 입주 기업 대표은 18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에 간담회를 갖고 “늦어도 6월에는 관련 법을 통과시켜 내년 초에는 관련 설비를 착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4월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처리되지 않고 지연되자 기업들의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6월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설비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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