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IT 제품 내구연수 연장의 후폭풍이 관련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정부가 내구연수를 대폭 연장하면서 공공 분야의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조달청고시 제2009-37호)와 12월(조달청고시 제2009-46호)에 내구연수가 조정된 IT 제품의 교체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의 업체들의 경영도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은 지난해 8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등으로 제품의 성능향상, 수명 변경 등 환경변화에 따라 내구연수 책정물품을 확대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며 내구연수를 개정했다.
8월 조정에서만 598개 물품의 내구연수를 신규 책정했고 기존 내구연수가 정해진 928개 물품도 내구 연수를 조정했다. 이중 상당수는 정보통신 등 IT 부문에서 이뤄졌다.
무선송수신기와 주파수공용통신장치(TRS)가 대표적인 경우다. 무전기를 의미하는 무선송수신기의 내구연수는 5년에서 9년으로 늘었으며 TRS도 5년에서 8년으로 늘었다. 즉 그 동안 5년만 사용하고 교체하던 장비를 8년, 9년씩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비 도입이 그만큼 늦어지는 셈이다.
또 자동안내시스템도 6년에서 8년으로 늘었으며 통신용터미널도 5년에서 8년으로 늘었다. 주파수 분배기도 7년에서 9년이 됐다. 이외에도 다양한 정보통신 등 IT장비의 사용기간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조치는 12월에 발표됐던 고시에서도 재연됐다. 특히 1∼2년 정도에 한번씩 밖에 없던 내구연수 조정이 4개월만에 다시 이뤄지면서 해당 품목과 내구연수도 더 늘었다.
국내 통신장비업체의 관계자는 “내구연수 연장은 정부의 발표처럼 고장이 나지 않으면 당장 사용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급변하는 IT 분야의 기술변화 속도를 감안할 때 자칫 새로운 장비와 기술 도입 시기를 놓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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