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세계 1위 미디어 그룹인 월트디즈니사와 손을 잡고 조인트벤처(합작사)를 설립, 월트디즈니 채널 2개를 내년 초 개국한다고 11일 공식 발표했다. 본지 5월 12일자 1면 참조
IPTV, 위성DMB와 같은 방송 플랫폼 확보에 집중했던 통신사업자들이 앞으로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됐다. 통신사업자 간 콘텐츠 확보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합작사 어떻게 운영되나=SK텔레콤은 월트디즈니 자회사인 디즈니채널 인터내셔널사와 한국 내 합작사를 상반기에 설립하기로 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월트디즈니가 자사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해외 현지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51%, 디즈니채널 인터내셔널이 49%의 지분을 각각 갖는다. 대표이사는 SK텔레콤 측에서 맡는다. 합작사는 디지털 케이블을 중심으로, IPTV, 위성방송 등에 월트디즈니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한편, 가입자 기반 VoD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연내 방송통신위원회의 채널 등록을 완료한 뒤 2011년 초 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다. 조인트벤처 설립에 규제기관인 방통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채널 등록이 무난할 전망이다.
정만원 SK텔레콤 CEO는 월트디즈니와의 다양한 사업기회를 크게 기대했다. 정 사장은 “향후 SK텔레콤은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을 계기로 세계 1위 미디어 그룹인 월트디즈니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SK텔레콤이 전개할 다양한 글로벌 사업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콘텐츠기업, 한국의 앞선 IT환경에 주목=양사의 합작사 설립은 방통 융합의 핵심인 콘텐츠 역량을 높이려는 SK텔레콤의 의지와 한국의 앞선 IT환경에서 스리스크린(3S) 서비스 모델을 확립하려는 월트디즈니의 전략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아날로그 시절 세계 콘텐츠 시장을 석권했던 디즈니로서는 디지털시대에도 패권을 이어가기 위해 방송통신기술과 IT를 접목한 서비스 모델 확립이 시급하다. 디즈니는 파트너로 SK텔레콤을 선택, 첨단 통신환경을 이용한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를 시도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를 계기로 KT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콘텐츠 기반 확충도 기대했다.
서진우 SK텔레콤 C&I CIC 사장도 “TV뿐만 아니라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단말기가 갈수록 다변화되고 있는 환경인 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와의 조인트 벤처 설립은 의미가 크다”며 “건전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SK텔레콤이 콘텐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인터내셔널 회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디지털미디어 시장 중 한 곳”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좋은 품질의 가족용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싶다는 고객 요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디즈니의 창의성, 혁신적인 콘텐츠와 SK텔레콤의 디지털 미디어 및 통신에서의 전문성을 결합해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