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그리스를 넘어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번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정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재정안정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까지 공조해 최대 7500억유로(약 112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어떤 형태든 EU 차원의 항구적 구제금융 시스템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구제금융시스템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재정안정 메커니즘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침 장을 시작한 아시아의 증시와 외환시장에서는 주가가 상승 출발하고 유로화도 약세에서 벗어나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유로지역의 재정위기 확산 방지를 위한 공조가 진전됨에 따라 시장의 공포심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구제금융 지원 결정을 내렸지만 재정위기가 스페인으로 번질 경우 유로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EU경제 전체가 더블딥(경기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타격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수출기업이 유럽 금융시장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남유럽 재정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재정 건전성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말 공기업 부채는 211조7000억원, 국가채무는 359조6000억원(GDP 대비 33.8%), 재정적자는 43조2000억원(GDP 대비 4.1%)으로 역대 최대일 뿐 아니라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다. 고비 하나를 넘었다고 방심할 게 아니라, 재정건전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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