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산 준대형 자동차로는 처음으로 ‘그랜저HG’에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헤드라이트)을 장착한다. 미들엔드급 모델에 LED 전조등이 첫 탑재됨으로써 그동안 최고급 ‘옵션’에 속했던 LED 전조등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랜저HG는 올 연말께 출시될 그랜저 시리즈 후속 모델로 그동안 LED 전조등이 적용된 국산차는 지난해 양산된 대형 기종 ‘에쿠스 리무진’이 유일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는 올해 연말 출시될 준대형 신차 그랜저HG에 LED를 광원으로 이용한 친환경 전조등을 장착할 예정이다. 현재 전장부품 전문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자동차용 조명 협력사 ‘에스엘’과 그랜저HG용 LED 전조등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최고급 세단인 에쿠스 리무진에 처음으로 LED 전조등을 탑재한 바 있다.
그랜저HG에 적용할 LED 전조등에 대한 규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에쿠스 리무진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쿠스 리무진 전조등 1개에는 10와트(W) LED 모듈 3개를 합친 30W급 LED 조명이 사용됐다. 당초 독일 오스람세미컨덕터와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이 LED 공급을 두고 치열하게 경합했으나 최종적으로 니치아 제품이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내년께 선보일 ‘아반떼 하이브리드’ 신모델에도 LED 전조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출시 이후 준대형차 부문 판매량 1위를 달려온 ‘그랜저TG’ 후속모델에 LED 전조등이 탑재됨에 따라 향후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 LED 시장도 본격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랜저TG는 2005년 출시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시장 누적판매량이 38만5000여 대에 이를 정도로 자동차 애호가들로 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에쿠스 리무진은 지난해 8월 선보인 이후 약 8개월간 판매량이 1500대 안팎에 머물러 사실상 LED 전조등 시장에서는 ‘맛뵈기’에 그쳤다. 워낙 고가 모델인 탓에 수요 자체가 많지 않았던 탓이다. 에쿠스 리무진에 적용된 LED 전조등의 초기 양산 제품 가격이 1개당 6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였다는 점도 관련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ED 전조등이 기존 조명 대비 50∼70W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어 자동차 연비를 크게 높여준다”며 “내년께 준중형에 속하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LED 전조등이 탑재될 경우 자동차가 거대한 LED 신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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