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낸드 플래시 투자 힘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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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이 2분기 내에 반도체 분야 추가 투자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향후 추가 투자 규모와 어느 분야에 투자가 확대될 지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D램과 낸드 어느 분야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관련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2010년 정기총회’에 참석, “연내 추가 투자 효과를 보려면 4분기에 장비 등이 입고돼야 하는 데 장비 리드타임(주문후 도착)을 감안하면 2분기내로는 투자 계획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이 구체적인 추가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대략 새 라인 증설 등에 4조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반도체 추가 투자 규모 확정이 늦어진 데 대해 “예전에는 PC 분야만을 감안하면 됐으나 이제는 스마트폰 부상 등으로 휴대폰 분야까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PC뿐 아니라 휴대폰 고객사들과 협의를 통해 (D램과 낸드) 투자 규모를 확정짓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기업과 협의를 하고 있다는 말은 D램보다는 스마트폰용 낸드 플래시 수요 확대에 따른 낸드 투자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D램에 31억달러, 낸드에 25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됐다. D램 분야는 경쟁사인 하이닉스(15억달러), 마이크론(6억달러), 엘피다(5억달러)의 투자 금액을 크게 상회한다. 반면 낸드의 경우 삼성전자를 바짝 뒤쫒고 있는 도시바(24억달러)의 투자 규모와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다. 도시바와의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스마트폰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낸드 분야 투자가 더욱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분기에 메모리 거품론을 우려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권 사장은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거품은 아닌 듯 싶다”며 “연내 공급과잉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해 투자 확대에 대한 여건이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개최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2010년 정기총회에서는 7대 반도체산업협회장으로 권오현 현 회장이 재추대돼 연임하게 됐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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