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그동안 개인적으로 투자했던 한국 기업 주식을 대부분 팔았다.
버핏은 2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소재 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 투자차원에서 지난 2002~2004년에 20개 한국기업 주식과 1개 미국 기업 주식을 사들였다"며 "그러나 한국 기업 주식은 지금 1개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기업 주식들은 모두 팔았다는 얘기다. 버핏은 한국 기업들은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5~6년 전까지 한국 주식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당시 이들 한국기업들의 주식이 수익잠재력이 뛰어났지만 값이 싸 자신의 운명을 바꿨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매입 당시에는 싸게 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을 내자 매각한 셈이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버핏이 한국 주식을 대부분 판 것은 이제 한국 주식이 그의 투자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꿔말하면 한국 주식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를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버핏은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전 투자 사례만 언급했다. "좋은 주식이 있다면 살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이는 지난해와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기자회견때 "한국 경제가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고 몇 개의 한국업체들을 투자대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의지를 내비쳤던 셈이다. 버핏은 한국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3월 아시아 방문길에 중국과 인도 등 국가와 일본을 방문할 계획을 밝히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가능성도 시사했다.
버핏은 "중국은 자본주의를 잘 받아들여 성공했다"며 "중국의 잠재력은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전날 주총장에서 인도에 대해서도 "향후 20년동안 인도인들은 더 잘 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핏이 아시아를 방문하면서 같은 동선에 있는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버핏의 `중국 사랑`은 주주총회 부대행사에서도 돋보였다. 주주총회날인 1일에는 주총장 옆에 마련된 전시장에 중국 전기자동차회사인 BYD관을 크게 마련했다.
실제 자동차까지 들여놓아 주주들이 직접 타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대구텍 1개만 전시장에 보였다. 그것도 대구텍의 모회사인 IMC 전시관에 여러개 기업중 하나로만 전시됐다.
버핏은 2일 버크셔 해서웨이 소유의 보석회사 보세임 매장 옆에서 미국 청소년 탁구대표선수인 중국계 에이리얼 싱(14)과 간이 탁구경기도 가졌다.
중국에서 온 기자들은 미리 이를 알고 취재진을 졌다. 그만큼 버핏도 중국을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버핏의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그는 "한국 경제는 매우 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하고 있는 포스코에 대해서도 불만은 없었다.
특히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포스코의 지배구조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 "포스코가 과거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지원받아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가 됐다"며 "포스코의 경영은 더 개선할 점이 없다"고 말했다. 버핏은 중국 경제를 극찬했지만 부동산시장의 버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특히 멍거 부회장은 중국의 부패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오마하(美네브래스카주) =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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