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간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3.9%를 담당하는 제1의 무역상대국이자 투자의 최대 대상국이었다. 남한면적의 96배에 달하는 국토와 13억 인구를 발판으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수출 전진기지로 여겨왔다. 우리나라와의 교역면에서도 중국은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교역 규모가 22배나 증가했다. 수출 비중도 7배가 늘었다. 지난 92년 64억달러에 그쳤던 한중간 무역 규모는 1410억달러에 달했으며 중국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에서 23.8%로 급증했다. IMF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했던 대 중국 투자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200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했다. 그야말로 지난 20년간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출 텃밭이자 공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 관계가 최근 변화를 겪고 있다.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임금상승, 인센티브 축소 등의 영향으로 단순노동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가 어렵게 된 것도 한 이유지만 중국이 내수시장 확대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정책기조를 ‘내수확대’를 위한 재정지출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으로선 도농간의 경제 격차해소를 위한 인프라 확충과 가전·자동차 등의 농촌 소비확대가 최종 목표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러한 중국의 정책기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내수확대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LCD·자동차부품·건설중장비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전과 휴대폰 역시 지난해 수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중국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가전업계는 올해 가전하향 정책에 따른 컬러TV 지원 상한선이 2배 확대가 예상돼 프리미엄형 판매가 가능해져 가전하향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자동차와 관련 부품 업계 역시 자동차 하향정책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디지털TV와 PC 등 일부 품목은 대만·일본 등 경쟁국과의 경쟁이 치열해 향후 중국의 내수지향 기조에 대응한 중국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대만과 경제협력협정(ECFA)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한·중 FTA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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