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김진영 로아그룹코리아 대표
바야흐로 스마트폰 춘추전국 시대다. 지난해 11월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시점에 로아그룹은 전문가 서베이 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약 180∼200만대 규모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4월 현재, SKT, KT, LGT 등 국내 이통사의 스마트폰 도입 계획을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12월까지 약 380∼400만대까지 그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 북미나 유럽보다 스마트폰 도입이 가장 늦게 진행됐으나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광풍’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국가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1년 여 남짓 아이폰 도입이 빨랐던 일본도 한국 만큼 그 여파가 깊고, 강하지 못했다.
국내에서의 스마트폰 보급 속도는 유례없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며 2010년 380∼400만 대 보급, 2011년 800∼900만 대 보급, 2012년 말에 이르러 한 해 휴대폰 출하량의 80% 수준까지(약 1500∼600만 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러한 전망치는 올 상반기에 쏟아져 나올 안드로이드폰과 하반기에 소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윈도폰7 기반 스마트폰 및 아이폰 4G 등 이른바 3대 스마트폰의 공급속도에 의존적이다.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향후 시장 시나리오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첫째, B2C 관점 또는 소비자 관점에서의 스마트폰 확장 시나리오다. 이 관점에서의 시나리오는 궁극적으로 ‘소셜(Social)’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2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얼마 전 메릴린치의 연간 정례 보고서에서는 ‘e메일 보다 소셜네트워크가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이야기는 웹 기반의 e메일 보다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크워크가 정보를 전달하거나 공유하는 강력한 대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장터가 스마트폰 보급 속대와 비례하여 사용자의 이용빈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장터의 진화는 이통사의 서비스 오너십을 크게 약화시키고 오히려 이통사를 제3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동일한 입장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KT는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자사의 폐쇄적인 메직엔 포탈 서비스가 더 이상 ARPU에 도움이 되지 않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KT 스스로 각종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앱스토어에 올려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둘째, B2B 관점의 기업측면에서의 스마트폰 확장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고객관계와 프로세스 혁신’의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다. 전자는 다양한 유통경로와 고객접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관조적 시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사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로열티를 강화하는 고객관계 강화의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급속도로 퍼질 것임을 의미한다.
후자는 기업 내부에 이미 정착된 업무 프로세스가 스마트폰에 의해 변화 관리되는 상황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개될 것임을 뜻한다. 프로세스 혁신이라 함은 통상,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기반의 ERP도입, 또는 6시그마 도입 등을 연상하게 되는데 미래의 프로세스 혁신은 스마트폰을 매개로 기존 ERP 시스템이 연계되거나 또는 독립적으로 운영됨으로써 업무 프로세스 단축 및 생산성 향상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SKT가 연 초에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 산업생산성향상)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금융-헬스케어-유통 등 8대 산업에서의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한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더 이상 B2C적 접근으로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 커지고 이러한 불확실성을 회피(Avoidance of Uncertainty) 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B2B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KT와 LGT 또한 SKT와 동일한 관점에서 스마트폰의 B2B 영역으로의 확산 모멘텀을 창출하는 데 여념이 없다.
결론적으로, B2C와 B2B 영역 모두 스마트폰 확대속도에 비례하여 다이내믹하게 변화할 것이며 특히 B2B 영역에서의 스마트폰 활용 요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이통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점자의 이득(First Mover Incentive)’ 효과를 B2B 영역에서 먼저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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