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비법` 찾은 모바일 생태계 2조6000억 시장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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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내 휴대폰 시장의 최대 화두는 ‘스마트폰’이다. 정보기술(IT)기기에 밝은 이른바 ‘얼리어답터’나 ‘테키(Techie)’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스마트폰이 국내에서도 시장 개화의 닻을 올렸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모바일 에코(생태계)’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이제 첫 단추를 뀄을 뿐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아이폰 열풍은 강력한 하드웨어 기능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제조사와 이통사 그리고 개발자 등 생태계 주체 간 상생의 구조를 실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통해 구체화됐다.

 작년 말 출시와 함께 국내 스마트폰 및 무선인터넷 혁명의 뇌관이 된 아이폰이 유발한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는 향후 3년간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시장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통해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무선데이터 시장이 실현되고 오픈마켓 증가와 투자 활성화로 약 4700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콘텐츠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아이폰 등 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와 주변기기 시장도 함께 성장해 약 2300억원 규모의 신흥 시장 형성이 점쳐진다.

 ◇모바일 에코 시스템의 핵심 ‘앱스토어’=아이폰의 성공은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앱스토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휴대폰에 사전 탑재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서적·게임·엔터테인먼트·금융·뉴스·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부 개발자(사)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용도의 휴대폰 꾸미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애플리케이션 거래로 발생한 수익의 70%를 가져감으로써 제품 개발의 동기를 갖게 되고 애플은 ‘아이폰 판매→앱스토어 이용→개발자 참여 확대/무선인터넷 이용 증가→아이폰 구매 확대→애플리케이션 확대’라는 모바일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했다. 제조사·이통사·개발자 등 시장주체가 모두 이득을 취하는 ‘상생’의 환경을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15만건이 넘는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왔고 고객들은 30억건 이상 다운로드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 등도 자사의 윈도모바일과 바다 등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앱장터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 개발자가 만든 ‘해비매크’는 전체 다운로드 5위, 게임 부문 3위까지 오르며 서비스 2주만에 10만달러의 수익을 일궈냈다. 고등학생 개발자 유주완 군이 내놓은 ‘서울버스’는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으며 적잖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달라지는 모바일 라이프=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들고 뭘 할 수 있을까. 정말 필요하긴 한건가. 대부분 먼저 사용해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답은 “써보면 안다”로 귀결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은 음성통화·문자메시지(SMS) 등 기본적인 휴대폰 기능 외에 무선인터넷의 자유로운 이용이 주는 매력을 살펴야 한다. 무선인터넷은 공개됐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무선인터넷 공유기와 연결하거나 이통사의 통신망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이통사망은 앞서 구입 시 계약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가입이 필수다. 초기 가입한 요금제마다 500메가(MB)·1기가(Gb) 등 매달 사용할 수 있는 무선데이터의 용량이 정해져 있고 이를 넘기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무선인터넷과 연결하면 우선 자신의 e메일 계정을 등록해 수시로 이동 중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또 PC와 마찬가지로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웹서핑도 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본 기능을 익혔다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진정한 스마트폰의 매력에 빠져보자.

 가장 먼저 맛볼 것은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용 앱스토어에는 ‘왓스앱’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애플리케이션과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프로그램은 필수 아이템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의 또다른 장점은 보통 차량용 내비게이션에나 볼 수 있었던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이 탑재돼 다양한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네이버·다음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한 뒤 자신의 위치를 찾으면 간편하게 목적지 검색이나 주변 맛집 등을 찾아갈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비춰 보이는 곳의 정보와 목적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레이아’ ‘스캔서치’ ‘오브제’ 등 증강현실(AR) 서비스도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또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제공하는 캘린더와 동기화할 수 있는 일정관리 프로그램, 버스와 기차 등 대중교통의 도착 시간을 확인하거나 예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기본이다. 최근에는 은행·증권·카드 등 대부분 금융회사에서도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 스마트폰을 이용한 계좌조회 및 이체, 주식매매 등 금융거래도 쉬워졌다. 이와 함께 짜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 프로그램도 그 수가 엄청나다.

 이밖에 촬영한 사진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카메라용 프로그램, 운동량 및 건강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명함인식·악기연주·전자책·바코드인식·내비게이션 등 독특한 프로그램이 즐비해 간단하게 설치와 삭제를 반복하며 즐길 수 있다. 기존에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서 제공하던 서비스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에서도 똑같이 이용할 수도 있다.

 ◇모바일 골드러시에 청바지사업도 들썩=스마트폰 열풍이 날로 뜨거워지면서 관련 액세서리와 주변기기 시장도 덩달아 팽창하고 있다. 휴대폰 케이스나 주변기기들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소비자들도 나만의 스마트폰 꾸미기를 위해서라면 때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출혈(?)’도 아프지 않다.

 액세서리는 단순 충전기와 배터리·케이스·외장메모리 등에서 스포츠용 암밴드나 도킹스테이션 결합형 스피커, 차량용 충전 거치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출시 초기부터 액세서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인증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애플 관련 액세서리 제조사로 등록된 곳은 벨킨 등 1000여개가 넘고 인터넷 쇼핑몰에 등록된 품목만도 수천 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통해 생성되는 시장만 연간 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는 국내에서도 아이폰을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폰 출시 등을 계기로 휴대폰·MP3플레이어 등의 주변기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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