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환경기술 50선] <9>SK에너지 촉매식 매연저감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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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트럭이나 버스가 지나가면 손으로 코를 틀어쥐기 바빴다. 차량 꽁무니에서 나오는 매캐한 연기 때문이다. 이들 차에 사용되는 경유는 유난히 매연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광경을 찾아볼 수 없다. 경유 차량에 빠짐없이 ‘매연저감장치’가 부착됐기 때문이다.

 SK에너지(대표 구자영)가 개발한 ‘촉매식 경유자동차 매연저감장치(DPF·Diesel Particulate Filter)’는 매연을 줄인다기보다 차라리 없앤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DPF는 경유 차량이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90% 이상 걸러내고 질소산화물도 80% 넘게 제거해준다. 기존 방식은 배기가스가 일정 온도에 도달해야 작동했으나 DPF는 자체 동력을 확보, 온도에 관계없이 작동함으로써 매연저감 효과를 크게 높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제품이 SK에너지 주도의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SK에너지는 지난 1990년대 초 관련 연구를 시작해 2004년 국내 최초로 DPF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서울 시내버스에 시범 장착해 27개월간 25만㎞를 매연 없이 운행, 세계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유사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세계에서도 영국 존슨 매티, 독일 바스프 카탈리스트 정도밖에 없다. DPF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기술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로부터 매연저감장치 환경인증을 획득했다.

 CARB 인증은 스위스 VERT 인증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환경제품 인증으로 평가되며, 아시아 에너지 기업이 이 인증을 받은 것은 SK에너지가 처음이다. 이 인증을 토대로 SK에너지는 2012년까지 미국 시장에 연간 1만대 이상 DPF를 수출할 계획이다.

 일본에는 2003년부터 판매를 시작해 누적 판매대수가 1만대를 넘었다. 고장률 0.08%로 완벽에 가까운 기술력을 선보여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국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6년부터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중국 환경에 맞는 매연저감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2008년에는 올림픽을 치르는 베이징 시에 DPF 500대를 보급하기도 했다.

 SK에너지는 올해 독일 제품인증을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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