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엔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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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IT타워는 올해도 근로자의 날 전야인 오는 30일 ‘한신IT 근로자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 지난해 열린 한신IT 근로자의 밤 행사.

G밸리에 위치한 아파트형 공장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건물마다 문화행사와 세미나 활동을 진행하기도 하고, 동호회를 운영하는 등 삭막할 것같은 빌딩 숲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봄철을 맞아 건물마다 특색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구로동 한신IT타워 입주자 대표회의는 오는 30일 오후 7시 건물 옥상에서 ‘한신IT 근로자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 입주사 직원들이 한 곳에 모여 대중가요 공연과 함께 바베큐 파티를 즐기는 자리다. 한신IT타워는 매년 근로자의 날 전야에 맞춰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입주사 CEO들이 빨간 넥타이를 메고 앞치마를 두른 후 직원들에게 서빙을 하는 ‘CEO 봉사의 날’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행사에는 입주사 전 직원 3000명 가운데 1200명이 행사에 참석하는 성황을 누렸다. 예상을 넘는 인원이 참여하면서 구로동 일대 치킨·피자 배달점의 음식이 모두 동이 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신IT타워는 이에 앞서 지난 23일부터 2박 3일간 40여명의 입주사 CEO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강원도 속초 일대에서 열었다. 건물 CEO들의 경영능력 향상과 입주기업 간 정보교류에 초점을 맞춘 행사로 이번이 3회째다. 김한기 구로구상공회장, 이영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 장영규 코리아퍼스텍 대표, 이재철 세기정보통신 대표 등이 모두 한신IT 입주자 대표회의 멤버들이다.

김한기 한신IT입주자대표회 회장은 “같은 건물에서 일하면서 옆 회사가 무엇을 하는 지도 모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열린 마음으로 대화도 하고 만날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기업 간 협력모델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앤씨드림타워 2차에서는 최근 2주동안 입주사 친선탁구대회가 열렸다. 개인, 복식, 단체전으로 나눠 총 80여명에 달하는 입주사 임직원들이 대회에 나섰다. 결승전은 지난 23일 건물 현관 로비에서 진행돼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입주사대표위는 김밥, 과일과 같은 간단한 식사와 함께 5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준비해 흥행을 도왔다.

건물별로 다양한 동호회도 만들어지고 있다. 가산동에 있는 월드메리디앙 2차는 사진촬영 동호회를 발족하고 최근 봄맞이 출사행사를 했다. 대륭3차는 축구동호회가 자랑이다. 2·3단지 입주자 대표회가 주최하는 아파트형 공장 대항 축구대회에서 매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밖에 건물별로 골프·자전거·독서토론회 등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 이름으로 별도의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최혜심 가디엘 대표는 “다양한 건물별 활동을 통해 입주사 대표는 물론 직원들 간의 친목과 유대를 만드는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조정형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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