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컨트롤 타워 실종은 자본 시장에서도 IT 업종을 외면받게 만들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IT 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위협받을 전망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벤처 투자에서 IT 분야 비중은 22.7%(1970억원)게 그쳤다. 이는 2008년의 29.1%에 비해 6.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IT 벤처 거품이 없어진 2005년의 43.4%와 비교하면 반토막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는 IT 분야 투자가 제조업(31.0%)뿐 아니라 문화(24.3%) 분야보다도 부진했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IT 분야가 투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IT 벤처 투자는 전체의 37.1%인 65억6100만달러다. 그 뒤를 이어 생명공학과 일반제조가 각각 34.8%와 18.2%를 차지했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단기간에 투자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벤처캐피털업계 입장에서는 정보통신이 가장 맞는 분야”라며 “우리나라의 IT투자가 너무 적다”이라고 말했다.
IT벤처가 자본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벤처 투자 시장은 외국에 비해 정부 의존도가 높다. 벤처 거품 이후 민간이 소극적으로 돌아서자, 정부가 1조원 모태펀드 등으로 민간 펀드 결성을 지원했다. 문제는 이 펀드가 지나치게 정책적 목적을 띠고 녹색 산업과 콘텐츠 산업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결국 IT 정책이 흩어지면서 정책 자금 집행 역시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다만, 정부가 새롭게 추진 중인 한국IT펀드(KIF)는 새로운 돌파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F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투자가 이뤄진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가 5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인 가운데 올해는 1000억∼200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측은 “조만간 투자운영위를 개최해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바로 펀드 모집 공고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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