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이 과거 반도체 산업 초창기에 견줄만한 폭발적인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술력에서는 일본이, 양산 능력에서는 대만과 후발주자인 중국이 당분간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11일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LED 백라이트유닛(BLU) TV 및 조명 수요에 힘입어 전세계 칩·패키징 생산 능력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재 LED 칩·패키징 관련 생산 설비는 세계적으로 180개로 확대됐다. 올해는 중국·대만·일본·인도·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5개의 신규 팹이 더 늘어나고, 내년에는 6개가 신설될 전망이다. SEMI에 따르면 현재 일본이 가장 많은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이나, LED 칩·패키징 설비만 따지면 대만이 전 세계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도 22%로 일본(23%)과 근접한 수준의 양산 능력을 보유중이다.
특히 대만은 올해 에피스타를 비롯, 자국 내 LED 칩·패키징 업체들이 작년보다 20∼30% 정도 양산 능력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만 내에서는 올해에만 100대 이상의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장비가 신규 도입될 예정이다.
또한 LED BLU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LCD 패널 업체들의 수직 계열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LED가 올해에만 50대의 MOCVD를 추가 도입해 총 150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다.
대만의 LCD 패널 업체인 AUO도 자회사인 ‘렉스타’의 LED 칩 양산 능력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고, 치메이이노룩스는 치메이라이팅·GIO·어드밴스드옵토 등 LED 관련 3개 자회사에 이어 LED 후방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도 55억 대만달러를 투입해 LED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강자인 일본이 여전히 LED 칩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다. 선두 업체인 니치아는 오는 2012년까지 LED 칩 생산 능력을 4배 이상 늘리기로 하고, 신규 생산 라인 투자에 착수했다.
클라크 챙 SEMI 애널리스트는 “지금 LED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해 마치 반도체 산업의 초창기와 비슷한 양상”이라며 “세계적으로 칩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 가격 하락과 생산성 증대가 동반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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