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더 큰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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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오늘로부터 2년 전인 2008년 4월 8일 오후 8시 16분 39초.

 바로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를 태운 러시아 소유스 로켓이 국제 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됐다. 그가 12일간 18가지의 우주실험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는 19일까지 온 국민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우주 강국에 들어섰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또 지난해 8월 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선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과학기술위성 2호 나로호가 비록 목표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발사 후 1단 추진로켓 분리 성공으로 우리 과학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우주개발에 있어 올해는 더욱 의미 있는 해가 될 듯하다. 나로호 2차를 비롯해, 국내 주도로 개발된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 위성과 전천후 지구관측이 가능한 다목적 실용위성 5호가 발사된다. 이 모든 것이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는 과학기술인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 설립을 기념해 이날을 ‘과학의 날’로 정했다. 21일을 전후한 일주일을 과학주간으로 운용하고 있다. 사실 우리 일상생활은 과학과 연계되지 않은 것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의 날씨’를 먼저 살피고 옷차림을 결정한다. 주방의 가스나 가전에도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일년 365일이 과학의 날인 셈이다.

 최근 일부에서 과학기술부의 부활 얘기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가 실용정부를 내세우며 정부부처를 통폐합하면서 과학기술부는 교육부와 통합됐다. 교육과 과학 정책은 동질화하기 쉽지 않은데도 억지로 붙인 면이 없지 않다. 과학기술부의 통폐합은 많은 과학기술인들에게 좌절을 안겨줬다. 어쩌면 과학 발전에는 첨단 장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처우 개선이나 사기 진작인지 모른다. 지금도 일부 유명 과학자를 제외하고는 많은 수의 퇴직과학자들이 노후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최근 과학기술인공제회가 과학기술인들이 퇴직 후 생활 안정을 위해 비과세 생계형 저축을 운용하기로 한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국민기초생활자, 만 60세 이상 노인, 장애인 등만 가입할 수 있는 예금상품인 생계형저축을 과학기술인까지 범위를 넓혔다. 그만큼 과학기술인들의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과학의 달 표어를 ‘더 큰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만듭니다’로 정했다. 과학의 달을 맞아 한 달 동안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학교, 연구소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전국에서 550여회나 개최된다. 이 가운데 과학기술인 사기진작을 위한 행사를 찾기 쉽지 않다. 21일 80여명의 유공자에게 훈포장을 수여하는 과학의 날 기념식이 고작이다.

 첫 우주인 탄생에 환호하고 순수 국산기술로 만든 발사체 성공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일이 결국 과학기술인의 손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큰 대한민국은 과학기술인이 만든다.

홍승모 전자담당sm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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