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엑센추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소비자들 가운데 42%는 향후 2년 내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를 구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지 않아 이런 친환경차가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면 사회 전반의 에너지 소비 행태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는지. 만약 일반 가정에서 단 한 대의 전기차만 구입해도, 충전에 소요되는 전기를 감당하려면 아마 전력 소모량이 두 배로 늘지 모른다. 전기차 한 대가 말 그대로 ‘전기 먹는 하마’가 되는 셈이다.
또 사람들이 퇴근한 뒤 저마다 전기차를 충전하려 든다면 그 지역 전력망에는 또 다른 ‘전기 체증’도 벌어질 수 있다. 좀 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전기차의 전력 수요를 조절해야만 친환경 시대에 걸맞은 에너지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
얼마 전 미국 포드자동차는 현재 개발 중인 전기차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베타 서비스를 제공중인 인터넷 기반의 에너지 관리 서비스 ‘홈(Holm)’을 탑재하기로 하고,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MS는 미국 내 거주민들에게는 홈을 무료로 제공하며, 현재 다양한 전력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포드자동차가 내년 선보일 ‘포커스 일렉트릭’ 전기차는 MS의 홈을 적용하는 첫 완성차다.
홈은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언제 가장 효율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사람들의 에너지 사용 패턴과 최적의 충전 시간 정보를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준다.
예를 들면 전기 요금이 가장 싼 자정부터 새벽 6시 사이에 충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홈과 전기차의 만남은 전력 회사들에게도 유용하다. 각 가정에서 현명한 전력 소비 습관이 형성되면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전력 수요를 보다 용이하게 조절할 수 있다.
수많은 소비자들과 전력회사들의 수요·공급을 묶는, 이른바 에너지 생태계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포드는 내년 출시하는 포커스 일렉트릭을 비롯, 오는 2013년까지 북미와 유럽 시장에 총 5종의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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