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샘추위와 잦은 눈비로 개화 늦어져
제주도를 뺀 한반도 전 지역에서 벚꽃 피는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철을 잊은 듯 꽃샘추위가 계속된 서울에서도 지난해보다 3~5일 늦게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릴 전망이다. 특히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은 9일부터 피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지난 3월31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잦은 강수로 인한 일조량 부족과 꽃샘추위의 영향으로 벚꽃 개화가 당초 예상보다 2∼5일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는 4월9일경 개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벚꽃 개화는 2월과 3월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특히 개화 직전인 3월 중순 이후에 많은 일조와 높은 기온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2월 하순부터 3월 초순까지는 따듯한 날씨가 계속되자 기상청은 지난 3월4일 올해 벚꽃은 평년보다 평균 6일 정도 빠르고 지난해에 비해 3일 정도 늦게 피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4일 기상청이 벚꽃 개화일은 서귀포 3월21일, 서울은 4월6일이다.
하지만 기상청은 “3월7일 이후 대륙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확장해 꽃샘추위가 4차례 찾아와 예상보다 낮은 기온을 보였고, 특히 영동지방은 3월 들어 북동기류의 영향으로 많은 적설과 저온현상이 지속”된 탓에 벚꽃 개화가 4일 예상보다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엘니뇨의 영향으로 2월 중순 이후 전국적으로 잦은 눈 또는 비가 내려 평년 대비 168%의 강수량을 보였으며, 이로 인해 2월 이후 일조량도 평년에 비해 68%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도 벚꽃 개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31일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따듯한 날씨가 계속된 서귀포와 제주에선 각각 3월17일과 19일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귀포는 지난해(3월19일)보다 2일 빠르고 제주는 지난해와 같은 날 벚꽃 개화가 시작된 것이다.
반면 제주도를 뺀 한반도 전역은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2일에서 13일까지 벚꽃 개화 시기가 늦어졌다. 부산과 군항제(벚꽃축제)가 열리는 진해는 30일, 광주는 31일 벚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부산(3월20일)은 10일, 광주(3월22일)는 9일이나 늦었다. 기상청은 특히 포항에선 지난해보다 13일이나 늦은 4월2일부터 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포항은 부산과 같이 3월20일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서울은 이달 11일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하면 5일 늦었지만 평년과는 같은 날짜다. 서울의 대표적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에선 지난해보다 3일 늦은 4월9일경 개화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3월말까지 큰 눈이 내렸던 강원 영동지역은 계속되는 추위와 잦은 눈으로 벚꽃 개화가 예년보다 크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예상한 강릉의 벚꽃 개화일은 지난해에 비해 10일 평년대비 6일이 늦은 14일이다.
기상청은 전국 벚꽃 명소의 개화 시기도 예상했는데,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은 4월2일이며 전주-군산간 번영로와 청주 무심천변은 각각 8일부터 꽃망울을 터뜨릴 전망이다.
한편 기상청은 “개화는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점을 말하며, 개화 후 만개하기까지 1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울의 경우 4월 중순이 지나야 벚꽃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재난포커스 (http://www.di-focus.com) - 이주현 기자(yijh@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