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계 여성차별 철폐하라”

여성과학기술인들의 규모와 기여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책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할 것을 권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30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여성과총ㆍ회장 전길자)에 따르면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NIS WIST) 예산은 매년 삭감되고 있고, 비정규직 여성과학자를 위해 만든 유망여성과학자 연구비도 정규직 여성과학자를 위한 우수여성과학자연구비와 통합됐다. 여성과학자가 책임급이나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면 가산점을 줬던 제도가 없어져 여성과제책임자 비율이 2007년 7.9%에서 2008년 6.1%로 줄었고, 여성과학기술인력 신규채용 비율 역시 2005년 18.2%에서 2006년 15.3%, 2008년 17.0% 등으로 감소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발표된 ’OECD 한국 혁신정책 심층분석’ 보고서도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약점으로 미미한 수준의 기초연구 역량 등과 함께 낮은 여성인력 활용률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 과학기술계와 관련한 주요 정책적 권고사항을 제시, 과학기술 정책 전반에 걸쳐 여성차별을 철폐하고 민간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여성 진출이 용이하도록 규제와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고 여성과총은 전했다.

이 단체 회장인 전길자 이화여대 화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그간 정부의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현 정부의 지원정책은 그다지 실효성이 없어 보이고 오히려 역행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또 “OECD 국가들은 여성이 사회의 리더로 활동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국가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스웨덴은 여교수 채용률을 36%까지 올리는 채용목표제를, 오스트리아는 2010년까지 여교수 채용률을 2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외국사례를 소개했다.

전 회장은 “여성을 외면한 정부와 정책은 결국 그 힘을 잃고,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지원정책을 점검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더 진보된 정책으로 실효성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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