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모성자재(MRO)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겠습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데다 전자상거래 모델 중에서도 성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맹수호 KT커머스 신임 사장(51)이 ‘MRO’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확 뜯어고치겠다고 선언했다. MRO는 ‘유지(Maintenance)·보수(Repair)·운영(Operation)’의 줄임말로 기업에서 흔히 쓰는 사무·청소용품 등 각종 소모성 자재를 뜻한다. MRO 사업은 기업에서 필요한 각종 소모성 자재의 구매를 대행해 준다.
“KT가 MRO 분야에 진출한 게 2004년입니다. 국내에 e비즈니스 모델로 MRO 사업이 처음 선보인 게 1999년입니다. 후발 주자인 셈입니다. 따지고 보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크게 역점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확실히 달라집니다.
KT가 가진 강점을 살려 올해 MRO 사업 기반을 잡고 내년 매출과 수익 면에서 선두업체 반열에 올려놓겠습니다.”
맹 사장은 올해 초 KT커머스를 새로 맡았다. KT에서 20년을 근무했지만 대표를 맡기는 처음이다. 게다가 전자상거래 분야는 일면식도 없던 상황이었다. 1990년 삼일회계법인에서 KT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해 사업협력·재무실장을 거쳐 지난해까지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는 등 줄곧 지원 업무 쪽이었다.
“인터넷몰을 포함한 전자상거래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수익성이 문젠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게 MRO 분야입니다. 무엇보다 잠재력이 큰 시장입니다. 게다가 가격을 앞세운 인터넷몰(B2C) 모델보다 훨씬 수익 내기가 쉽습니다.”
맹 사장은 “KT가 쟁쟁한 MRO업체와 비교해 가진 강점은 탄탄한 통신·전산·IT 인프라”며 “MRO 사업도 결국 인프라가 강한 기업에 승산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국내 MRO 시장은 삼성(아이마켓코리아), LG(서브원), 포스코(엔투비) 등 주요 그룹이 계열사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60%를 넘어선다. KT커머스는 MRO 매출 2000억원으로 이들 선두 기업과 비교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수준이다.
“MRO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임직원 대상 온라인 쇼핑몰 즉 ‘B2E’ 사업입니다. B2E는 임직원 복지와 맞물려 기업에서도 관심이 대단합니다. 다행히 KT는 B2E 몰에서 쌓은 노하우가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도 좋습니다. MRO와 B2E 사업을 결합하면 충분히 시너지가 있다고 봅니다.”
맹 사장은 아직도 ‘강호의 고수(업계 전문가)’에게서 조언을 듣는 수준이라고 겸손해 하면서도 “KT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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