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데스크칼럼 - ‘뉴 노멀’ IT전략을 고민할 때

Photo Image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혹은 전형을 뜻하는 뉴 노멀(New Normal)이 화두다. 세계적인 벤처투자자인 로저 맥나미가 2003년 처음 선보인 개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잘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뉴 노멀을 지배하면 승자가 되지만, 과거의 지배적 기준이나 표준을 뜻하는 ‘올드 노멀’에 집착하면 패자를 벗어나기 힘들다.

뉴 노멀은 불확실성과 패러다임 변화를 일컫는 의미로 곧잘 사용된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뉴 노멀 00전략’이라는 문구를 해석하면 ‘불확실성 시대에 효과적인 00 대응 전략’ 정도가 되겠다.

뉴 노멀은 근본적인 변화를 설명하는 용어로 적합하다. 총체적인 불확실성의 시대에 참 유용한 개념일 수 있다. 특히 근본적으로 새로운 접근과 고민이 필요한 때라면 말이다.

최근 몇 년간 IT업계의 급격한 변화도 뉴 노멀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모바일 산업의 생태계를 바꿔버린 아이폰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만의 성공에 그쳤으면 독특한 베스트 프랙티스로 치부하고 말겠지만, 아이폰은 세계 주요 이동통신 회사와 휴대폰 제조업체의 사업전략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앱스토어 전략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을 모두 후회하고 있다. 아이폰이 만든 생태계가 뉴 노멀이 된 것이다.

비즈니스 기술을 이용해 기업을 혁신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에게도 뉴 노멀은 남의 일이 아니다. 저성장, 규제 강화, 글로벌 다극화 등 경제 및 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IT전략을 밀접하게 연계해 나가야 하는 CIO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에 불어닥친 IT산업의 급격한 변화는 뉴 노멀을 더 실감하게 한다. 금융과 경제의 위기와 불확실성이 뉴 노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처럼 IT 시장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의 진화가 새로운 IT전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유명 시장조사업체들의 CIO 어젠다 발표자료는 이런 변화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가트너의 ‘CIO 어젠다 2010’에서 거론된 10대 우선투자 기술 중 클라우드 컴퓨팅(2위), 웹 2.0(3위), 모바일 기술(6위), IT관리(10위) 등 4가지는 최근 몇 년간 10위권에 들지 못했던 기술이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들이 일거에 CIO의 핵심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CIO가 향후 3년간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중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가상화, 모바일 컴퓨팅, 소셜 컴퓨팅 등 5가지 영역이 올해 CIO 핵심 투자 영역과 겹친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몇 년간 기술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CIO가 고민해야 할 기술 어젠다가 본격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곧 CIO 어젠다의 뉴 노멀이 아닐 수 없다.

비단 기술 이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 CIO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는 바로 비용절감이다. 단순히 IT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IT를 이용해 전사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요구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IBM의 팻 툴 CIO는 한 인터뷰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유지보수:혁신의 비율(80:20)을 바꾸는 것”이라며 “예산은 고정돼 있는 만큼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IBM은 전체 IT예산 중 혁신 프로젝트의 비중을 37%까지 끌어올렸다. 팻 툴 CIO는 혁신부문의 비중을 매년 2%p씩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IT비용을 절대적으로 줄이기 보다, IT를 이용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기술투자에서 추진체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IT전략의 뉴 노멀이 부상하고 있다.

CIO BIZ+는 `뉴 노멀 IT전략‘을 올해 핵심 어젠다로 삼고 있다. 오는 3월 25일 열리는 ’CIO 서밋 2010‘의 주제를 ’뉴 노멀 시대의 IT 혁신 전략‘(IT-Driven Innovaion for the New Normal)으로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빅뱅’ 차세대시스템 구축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IT추진체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포스트 ERP 시대에 새로운 IT혁신 전략의 방향은 무엇인지? 무한 경쟁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IT의 역할을 무엇인지? 클라우드, 가상화, 모바일 등 새롭게 부상하는 전략기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이번 CIO 서밋 2010 콘퍼런스의 가장 큰 목적이다. 강연지도 국내 대표적인 기업의 CIO와 스타 컨설턴트 위주로 꾸렸다.

뉴 노멀을 주장하는 경제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불확실성 시대에 성공하려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잘 파악해야 부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이에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CIO도 마찬가지다. 급격한 기술 변화와 IT부문에 대한 경영진의 새로운 요구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여정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의 성과를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서기 CIO BIZ+ 팀장 겸 교육센터장 skp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