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부가 조사한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30%가 지난해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4년 첫 실태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 사회가 진짜로 ‘책 안 읽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물론 요즈음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를 받아들지만 이를 기존의 책 읽기와 같은 맥락으로 보기는 어렵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는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것이 아닌, 문자를 읽으며 독해하는 데 더해 글을 음미하고 내용을 곱씹어보며 작가와 교감하며 생각을 교환하는 단계까지 수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과 PC가 줄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배경에는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있는 독서의 느낌을 즐기게 하는 매개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 읽기’ 느낌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올 초부터 주목받고 있는 ‘전자책(e북)’이다. 물론 아직은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전자책 단말기가 구현하는 기능 한계나 읽을 만한 콘텐츠 부족, 저작권 문제 등 전자책 시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도 결국은 전자책을 통한 진정한 ‘독서’에 관심을 갖고 경험을 하면서 발전되고 진화될 것이다.
앞서 얘기한 조사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취약한 독서 환경을 꼽았다고 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전자책이 보급되는 2010년에는 조사 결과가 조금은 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상상해본다. 특히나 휴대폰처럼 3G 이동통신망을 통해 휴대폰이 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원하는 책을 내려 받아 읽을 수 있고 유명 작가의 신간이 서점에 나오자마자 동시에 전자책으로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면 2010년 대한민국의 책 읽기는 조금 더 편해지고 조금 더 즐거워질 것이다.
전자책을 단순히 IT기기가 아닌 종이책의 진화된 형태로 본다면 본격적인 전자책 시장이 열릴 2010년엔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책 읽는 사회’로 변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성동유 인터파크INT e북 기획팀장 dongyu@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