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미국 공장 준공식, 잔치 분위기

26일(현지시간) 열린 기아자동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준공식은 한마디로 웨스트포인트시 최대의 지역 축제였다. 급격히 쇠락해가던 미국 동남부의 작은 농촌 도시에 들어선 연간 생산 능력 30만대의 초대형 공장이 주민들에게는 더 없는 축복이고 이날 행사야말로 지역 최대의 축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기아차 공장으로 들어서는 진입로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그려진 현수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아직 겨울의 냉기가 가시지 않은 조지아주의 푸른 하늘에는 애드벌룬까지 떠 있다. 들뜬 분위기의 행사장 입구에는 웨스트포인트의 고교생, 대학생들로 보이는 브라스 밴드와 치어리더들까지 등장해 축제 분위기를 북돋웠고 공장 주차장에는 수백 명의 내빈 차량이 빈틈없이 들어찼다. 한국과 미국 양국 국가 연주로 시작한 이날 준공식에는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 린 웨스트모어랜드 미 연방 하원의원, 반스 스미스 주니어 주지아 주 장관, 드루 퍼거슨 웨스트포인트 시장 등 이 지역 거물급 정.관계 인사들이 총집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퍼듀 주지사는 연설에서 “기아차가 미국에 진출해서 슈퍼볼 광고를 할 정도로 큰 회사가 됐으며, 기아차 공장은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다양한 고용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며 “고맙다”는 말을 연발했다.

’유령의 도시’라고까지 불리던 웨스트포인트의 인구는 기아차 공장 건설 후 2000명에서 3600명으로 늘어났다. 관련 업종까지 포함하면 2012년에는 인근 9개 카운티에 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정도라고 하니 주지사가 연신 ’땡큐’를 외치는 것도 당연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이례적으로 영어 인사말을 통해 지역 인사들의 환대에 화답했다. 시종 밝은 표정으로 행사를 치른 정 회장은 미국 내 첫 공장 준공이라는 대사에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정 회장은 기자들과의 짧은 회견에서도 “오늘은 경사스런 날이니 피곤해도 웃어야지”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국가적 사업이고, 현지에서는 주에서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첫 출발이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쏘렌토R에 대해서는 “디자인도 괜찮고 내부 성능이나 품질도 좋다”며 동급의 경쟁차에 절대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공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웨스트포인트 시내에는 모하비, 쏘울, 카렌스 등 유난히 기아차가 많이 보인다. 주민들은 한국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대했다. 기아차가 들어오고 새로 문을 연 한식당 ‘수원갈비’ 건너편 한 주택 앞에는 다음과 같은 푯말이 마을 주민들의 정서를 웅변하듯 내걸려 있다. ‘Thank you Jesus for bringing KIA to our town’(기아차를 우리 마을에 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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