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관련주가 힘없이 미끄러지고 있다. 간판주인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후방산업인 LCD 소재·장비 관련주까지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큰 조정을 겪은 지금이 절호의 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하반기 패널 공급 과잉이 예상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지난 연말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새해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LG디스플레이는 0.85% 하락한 3만4850원으로 마감했다. 23일 4.32%, 24일 3.83%나 곤두박질 친 데 이어 또다시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종가 기준 3만50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2월 8일 이후 두달여 만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LCD 업종은 반도체 업황 못지 않은 특수가 기대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상당했다. 우선 중국 정보의 가전 하향 정책(TV 구입시 보조금 지급)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지난 춘절(중국 명절) 중국의 TV 판매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1월 미국의 TV 판매가 작년 대비 20% 가량 줄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주의 단기 급락을 기회로 진단했다. 남대종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춘절 수요가 부진하긴 했지만 LCD 수요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중국 춘절 수요는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 전체 판매량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중국 LCD TV 수요가 중국 4050만대로 연간 기준 3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보다 7% 성장해 4010만대로 예상되는 북미 수요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춘절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판단된다”며 “최근 중국정부가 TV 가전하향정책 보조금 상한선을 3500위안에서 7000위안으로 인상하면서 소비의 사각지대였던 중국 농촌지역에서 LCD TV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설비 투자가 늘어 올해 하반기에는 공급 과잉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디스플레이 주의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급 상황을 보면, 올해 2분기 부터 패널 재고조정을 예상하지만 증설이 크지 않아 상반기까지 수급은 전체적으로 균형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LCD 패널업체의 생산 캐파가 글래스 투입 기준으로 작년보다 19% 증가할 전망이다. 이민희 연구원은 이에 비해 완제품인 LCD TV 수요는 1억7500만대(24% ↑), PC 수요는 3억4300만대(19% ↑)로 공급 증가량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패널가격이 4월까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이후 약세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다만 가격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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