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민단체의 게임업계 발목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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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를 과속으로 운전하다 사망한 운전자, 술을 과도하게 마시다 사망한 술꾼, 인터넷 게임을 과도하게 하다가 사망한 청년. 이들이 죽음은 누구 책임일까. 세가지 질문의 공통점은 ‘과도함’이다. 자동차 스피드, 술, 게임을 ‘과도하게 즐기다’ 사망했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운전자나 술을 과도하게 마시다 사망한 경우에는 전적으로 당사자 책임이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에는 다르다.

 최근 민생경제정책연구소라는 시민단체는 이같은 책임을 게임사에 돌렸다. 이 단체는 설 연휴기간 PC방에서 게임을 과도하게하다 돌연사한 사건과 과도한 온라인게임 이용을 꾸짖는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놨다. 민생연 측은 성명을 통해 “두 사건은 인터넷게임과 중요한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며 경찰과 문화부는 게임명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민생연은 또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이용시간을 주 15시간 이하로 제한하라는 성명도 냈다. 민생연은 “인터넷게임 중독이 실직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며 “요즘 구직자들 중에는 인터넷게임에 빠져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근거나 수치는 없다. 민생연은 또 “인터넷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비용은 어림잡아 수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고 했지만 역시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앞서 말한 사건에 게임이 하나의 원인일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이 게임 때문이라는 주장은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 게임은 우리나라 전체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효자 산업이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게임은 14억9000만달러의 해외 수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39%가량 증가해 18억7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막무가내식 주장이나 애꿎은 발목잡기보다는 건설적인 비판과 발전적인 대안제시라는 바람직한 시민단체 역할이 아쉽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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