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뜨겁다

수요 크게 늘며 시장규모 100억달러

 통신장비 시장에 스마트폰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유선네트워크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을 사용할 수 있는 무선네트워크 장비를 결합하는 이른바 스마트 모빌리티 경쟁이 한창이다. 덕분에 기존 네트워크에서 무선트래픽을 처리하는 유·무선 접점장비 수요가 급증했다. 시스코시스템즈, 주니퍼네트웍스 등 유선 업체와 에릭슨 등 무선 업체 간 시장을 놓고 대혈투를 벌이고 있다. 이 시장을 둘러싼 M&A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통신장비 승부처는 ‘스마트 모빌리티’=무선업체가 선점한 시장을 유선업체가 공략하는 형국이다. 업체들은 스마트폰이 활성화하면서 유·무선 통신장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고 판단, 당분간 이 시장이 통신장비업계 시장을 이끌고 갈것으로 전망한다. 업체는 국내에서만 올해에만 400만명에 이르는 무선인터넷 가입자 규모가 조만간 촉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GGSN 장비 투자만도 수천만달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 규모만 100억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다.

 주니퍼는 23일 모바일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뉴 네트워크(New Network)’ 비전을 발표했다. 주니퍼 비전은 기존 인터넷프로토콜(IP) 네트워크에서 무선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시스코도 지난 2008년 ‘모션(Motion)’이라는 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한데 이어 최근 29억달러에 스타렌트네트워크를 인수,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게이트웨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모두 3G 통신망에서 음성과 데이터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거나 4G에서 IP기반으로 음성·데이터가 통합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4G 시장 선점 경쟁=시스코와 주니퍼의 전략은 기지국·무선랜(와이파이) 등 무선시장 진출이 아니다. 늘어나는 무선데이터에 의해 새로 만들어진 시장을 위한 비전이다. 기존 유선네트워크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을 사용할 수 있는 무선네트워크를 결합하는, 이른바 스마트폰 및 모바일 단말 확장에 따른 후폭풍인 셈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존 유선네트워크 장비업체가 무선장비업체를 치고 들어오면서 ‘유무선 통합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무선장비업체와 먼저 부딪치는 분야는 3G망에서 모바일 인터넷 트래픽을 코어네트워크로 받아주는 ‘GGSN(GPRS Core Network)’ 장비다. 흔히 모바일 인터넷망의 관문으로 불린다. 시스코가 스타렌트네트워크 인수해 발표한 ‘ASR5000’이 GGSN 장비다. 현재 에릭슨 등의 무선기업이 개척한 시장이다. 2G 망에서는 ‘PDSN’ 장비가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4G 망에서는 ‘서비스게이트웨이’라는 장비가 이 역할을 하게 된다. 주니퍼 ‘비전’은 4G망에 사용되는 서비스게이트웨이 장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시스코가 스타렌트네트워크 인수해 발표한 ‘ASR5000’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당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도 상반기 부터 시장 ‘개화’=해외에서 이 부문 장비 수요가 일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 확산이 기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삼성전자를 GGSN 공급업체로 선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 동안은 SK텔레콤에서 사용 중인 소용량 GGSN 장비는 시스코에 인수되기 전 스타렌트네트워크 장비를 삼성전자가 도입해 공급했다.

 주니퍼네트웍스의 김병장 실장은 “유무선 통신이 IP기반으로 통합되면서 무선 트래픽을 기존 IP망에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코어네트워크 시장에서는 유·무선 장비업체가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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